여배우 기근 뮤지컬 시장에 ‘최주리의 발견’
김정은기자
입력 2016-06-07 03:00 수정 2016-11-23 16:56
리뷰/ 뮤지컬 ‘국경의 남쪽’
고운 음색-시원한 고음처리 인상적
서울예술단, 웹툰 이어 영화 뮤지컬화… 연출-음악-연기 모두 완성도 높아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의 신작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평양 만수대 예술단 호른 연주자인 선호, 그의 연인인 여배우 연화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하지만 남조선에 살고 있는 선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서신 왕래가 당국에 발각되면서 선호네 가족이 국경을 넘어 북한을 탈출한다. 선호와 연화는 1년 뒤 만날 것을 약속한 채 생이별한다. 선호는 연화를 탈북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착금을 탈북 브로커에게 고스란히 넘기지만, 사기를 당한다. 훗날 연화가 결혼했다는 소식에 좌절하고, 곁에서 항상 묵묵히 자신을 응원해주는 남한 처녀 경주와 결혼식을 올린다. 1년 뒤 연화가 선호를 만나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오지만 이미 한 여자의 남자가 된 선호를 보며 연화의 가슴은 찢어진다.
뮤지컬 ‘빨래’ 추민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서민의 애달픈 사연을 다루는 데 능숙한 추 감독의 장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발휘된다. 극의 말미로 갈수록 주인공들이 의도치 않게 겪는 애달픈 사연을 아련하게 풀어낸다.
추 감독은 무대도 영리하게 사용했다. 사선 모양의 이동형 다리 무대를 활용해 북한군의 이동과 선호 가족의 탈북 과정 등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넘버들이 극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선호 역의 박영수와 연화 역의 최주리의 연기와 가창력이 모두 평균 이상이다. 특히 최주리는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원한 고음 처리와 고운 음색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웹툰 ‘신과 함께 저승편’을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 흥행과 비평에서 두 토끼를 모두 잡았던 서울예술단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웹툰에 이어 영화를 뮤지컬로 변환한 솜씨와 완성도가 돋보인다.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6만 원. 02-523-098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고운 음색-시원한 고음처리 인상적
서울예술단, 웹툰 이어 영화 뮤지컬화… 연출-음악-연기 모두 완성도 높아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이 내놓은 신작 창작 뮤지컬 ‘국경의 남쪽’. 2006년 개봉한 배우 차승원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제작했다. 서울예술단 제공
“남조선에 계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주고받은 비밀편지만 발각되지 않았더라면….”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서울예술단의 신작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평양 만수대 예술단 호른 연주자인 선호, 그의 연인인 여배우 연화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하지만 남조선에 살고 있는 선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서신 왕래가 당국에 발각되면서 선호네 가족이 국경을 넘어 북한을 탈출한다. 선호와 연화는 1년 뒤 만날 것을 약속한 채 생이별한다. 선호는 연화를 탈북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착금을 탈북 브로커에게 고스란히 넘기지만, 사기를 당한다. 훗날 연화가 결혼했다는 소식에 좌절하고, 곁에서 항상 묵묵히 자신을 응원해주는 남한 처녀 경주와 결혼식을 올린다. 1년 뒤 연화가 선호를 만나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오지만 이미 한 여자의 남자가 된 선호를 보며 연화의 가슴은 찢어진다.
뮤지컬 ‘빨래’ 추민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서민의 애달픈 사연을 다루는 데 능숙한 추 감독의 장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발휘된다. 극의 말미로 갈수록 주인공들이 의도치 않게 겪는 애달픈 사연을 아련하게 풀어낸다.
추 감독은 무대도 영리하게 사용했다. 사선 모양의 이동형 다리 무대를 활용해 북한군의 이동과 선호 가족의 탈북 과정 등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넘버들이 극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선호 역의 박영수와 연화 역의 최주리의 연기와 가창력이 모두 평균 이상이다. 특히 최주리는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원한 고음 처리와 고운 음색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웹툰 ‘신과 함께 저승편’을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 흥행과 비평에서 두 토끼를 모두 잡았던 서울예술단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웹툰에 이어 영화를 뮤지컬로 변환한 솜씨와 완성도가 돋보인다.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6만 원. 02-523-098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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