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삶은 목표 아닌 수단… 인생이 더 묵직해졌다
김철중기자
입력 2016-06-07 03:00 수정 2016-06-07 03:00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100% 완전한 인생은 없다. 불완전한 것이 비로소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 지나간다(지셴린·추수밭·2009년)
지셴린과의 첫 만남은 불순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시절 작문 시험에 응용할 문장 몇 개 건지려는 생각에 서점에서 그의 책을 집어 들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실제 시험장에서 글을 쓸 때 지셴린의 문장을 가져다 쓴 기억은 없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책을 열어 보니 예전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인생에 대한 혜안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더군다나 저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를 비롯해 13억 중국인들이 정신적 스승으로 칭송한 인물이니 그 생각의 무게는 실로 대단했다.
이 책은 지셴린이 그동안 발표한 단편 산문 가운데 사람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긴 글을 모은 에세이집으로 짧게는 2페이지, 길게는 5페이지 정도 되는 글들을 엮어 놓은 것이다.
전체 에세이집의 제목인 ‘다 지나간다’만 보면 마음을 비우고 유유자적한 삶을 얘기할 것 같지만 실제 책 내용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인생을 ‘이어달리기’로 표현하며 “이어달리기를 하는 주자처럼 각 세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인류 발전의 임무를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탄탄한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 2009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에세이집 후반부를 장식하고 있는 ‘늙음’과 ‘죽음’에 대한 그의 얘기들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번역판에 수록된 마지막 단편 ‘새벽 네 시 반’에서 “난 결코 살기 위해 살지 않는다. 사는 것은 나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아흔 다섯 생일에 쓴 글귀는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아흔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 오늘, 내 나이에 또 한 살이 보태졌다. 나는 또 한 해를 죽은 것이다. 그러나 달라질 것은 없다. 나는 또다시 오늘을 산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셴린과의 첫 만남은 불순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시절 작문 시험에 응용할 문장 몇 개 건지려는 생각에 서점에서 그의 책을 집어 들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실제 시험장에서 글을 쓸 때 지셴린의 문장을 가져다 쓴 기억은 없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책을 열어 보니 예전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인생에 대한 혜안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더군다나 저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를 비롯해 13억 중국인들이 정신적 스승으로 칭송한 인물이니 그 생각의 무게는 실로 대단했다.
이 책은 지셴린이 그동안 발표한 단편 산문 가운데 사람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긴 글을 모은 에세이집으로 짧게는 2페이지, 길게는 5페이지 정도 되는 글들을 엮어 놓은 것이다.
전체 에세이집의 제목인 ‘다 지나간다’만 보면 마음을 비우고 유유자적한 삶을 얘기할 것 같지만 실제 책 내용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인생을 ‘이어달리기’로 표현하며 “이어달리기를 하는 주자처럼 각 세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인류 발전의 임무를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탄탄한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 2009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에세이집 후반부를 장식하고 있는 ‘늙음’과 ‘죽음’에 대한 그의 얘기들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번역판에 수록된 마지막 단편 ‘새벽 네 시 반’에서 “난 결코 살기 위해 살지 않는다. 사는 것은 나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아흔 다섯 생일에 쓴 글귀는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아흔다섯 번째 생일을 맞는 오늘, 내 나이에 또 한 살이 보태졌다. 나는 또 한 해를 죽은 것이다. 그러나 달라질 것은 없다. 나는 또다시 오늘을 산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비즈N 탑기사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0만원짜리 사탕?…쓰레기통까지 뒤져 찾아간 커플
- 꿀로 위장한 고농축 대마 오일…밀수범 2명 구속 송치
- 송지아·윤후, 머리 맞대고 다정 셀카…‘아빠! 어디가?’ 꼬마들 맞아? 폭풍 성장
- 한소희 올린 ‘칼 든 강아지’ 개 주인 등판…“유기견이 슈퍼스타 됐다” 자랑
- 공사비 30% 뛰어… 멀어지는 ‘은퇴뒤 전원주택’ 꿈
- “팔겠다” vs “그 가격엔 안 사”… 아파트거래 ‘줄다리기’에 매물 月 3000건씩 ‘쑥’
- 명품 ‘에루샤’ 국내 매출 4조 돌파… 사회기부는 18억 그쳐
- “AI, 유럽 주방을 점령하다”… 삼성-LG 독주에 하이얼 도전장
- “당하는 줄도 모르고 당한다”…SW 공급망 해킹 늘자 팔 걷은 정부
- 빚 못갚는 건설-부동산업체… 5대銀 ‘깡통대출’ 1년새 26% 급증
- IMF “韓, GDP 대비 정부 부채 작년 55.2%…5년뒤 60% 육박”
- 이건희, 19년전 ‘디자인 선언’한 밀라노… 삼성, 가전작품 전시회
- LH 작년 영업이익 98% 급감… 공공주택 사업까지 차질 우려
- 분식점부터 프렌치 호텔까지, 진화하는 팝업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