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식당 사장 “식탁서 기저귀 갈고 그냥 두고 가”

정민경기자

입력 2016-06-02 11:01 수정 2016-06-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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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영유아 동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 존’ 업소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업소 측은 업주의 영업상 자유라고 주장하는 반면 아이를 둔 엄마는 인권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노키즈 존’ 식당 운영자(익명)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이보다 부모가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떠들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는데 문제는 엄마들이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전혀 훈육을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들이 막 뛰고 하면 보호자들한테 애들 좀 관리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갑자기 확 불쾌한 얼굴을 하면서 애들한테 ‘얘, 너네 때문에 엄마 야단맞잖아’ 이런 식으로 대응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아주 뻘쭘하고 민망한 경험이었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많았다. 식당 테이블에서 애기들 기저귀를 간다. 그 기저귀를 그냥 테이블에다 놓고 가는 경우도 있고 더한 건 1회용 컵을 달라고 해서 밥 먹는 홀에서 바로 용변을 보게 한다”고 토로했다.

‘노키즈 존’을 반대하며 불매운동까지 전개하는 이들에 대해선 “손님이 이 식당을 가느냐 저 식당을 가느냐 선택권이 있듯이 저도 안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며 “손님은 왕이지만 갑이 아니다. 손님은 손님이고 저 같은 업주는 업주다. 그러니까 서로의 선택권을 존중해 주자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주인에 이어 인터뷰에 응한 3세 딸아이 엄마(익명)는 ‘노키즈 존’ 업소 방문 경험을 떠올리며 “일단은 좀 많이 당황스럽고 기분도 나빴다. 아이를 키우든 안 키우든 그건 인권 같은 게 침해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도 인권이 있는 존재인데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해서 부모에게 선택권마저 뺏어가는 기분? 그런 차별당하는 기분 때문에 많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엄마들이 그러는 거지 전부가 다 그러는 건 아니지 않나. 일부로 인해서 전체가 다 그런 제한에 대한 차별, 또 이런 풍토가 확산되면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 대한 계층처럼 분류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혐오감 같은 것도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엄마(Mom)와 벌레(충·蟲)를 합성한 ‘맘충’이라는 신조어 등장에 대해 “아기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정말 그런 것 볼 때 참 씁쓸하다”고 토로하며 “식당 측이 자기들에게 도움이 되는 고객에게만 선택권을 주고 그런다는 거 자체에서 차별성도 느껴지고 비합리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식당에 가면 기저귀 교환대 같은 것도 별로 마련이 돼 있지 않다. 그런 기본적인 것조차도 마련이 안 돼 있으면서 엄마들한테만 그런 얘기를 한다면 좀 힘들다. 출산하라고 말만 하지 그런 걸 할 수 있는 이런 사회적 환경은 사실 마련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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