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창업보육센터 국내 ‘벤처 요람’ 우뚝

지명훈기자

입력 2016-05-24 03:00 수정 2016-05-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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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內 우수한 인프라-연구진 활용… 100여개 입주 기업에 ‘맞춤형 지원’
네오위즈-골프존 등 스타기업 길러내


KAIST 창의학습관 주변의 학교 상징물과 생명화학공학과 연구실을 비롯한 각종 연구시설들. 이 연구시설들은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들의 기술적 난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KAIST 제공
199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한 KAIST는 국내 최고의 벤처 창업 전진기지다. 그동안 569개 기업을 길러냈고 현재 1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기업이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 성장 가능성은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입주 기업을 선정한다. 입주하면 곧바로 스타트업과 점프업, 히든챔피언으로 나눠 성장 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한다.

배중면 KAIST 산학협력단장은 “캠퍼스 내 우수한 기술 인프라와 연구력을 바탕으로 입주 기업이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중소기업청의 창업 및 성장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차별화된 지원이 입주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그동안 스타 기업이 적지 않게 배출됐고 그 가운데 네오위즈, ELK, 아이디스, 골프존, 디엔에프, 인텍플러스 등 13개 기업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엔지켐생명과학, 아이투엠, 인터케스트, 컬러핑크알앤디, 포시, 퓨어시스 등 6곳은 지난해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들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녹용 PLAG성분 이용 신약 개발에 박차

엔지켐생명과학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항암제 탁솔은 주목나무에서 나왔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신약 개발에 쓰고 있는 PLAG 성분은 녹용에서 유래했다. 이 기업은 서울아산병원 김상희 부부 의사 팀이 보혈 작용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PLAG에 대한 연구를 더욱 진척시켜 2013년 이 성분이 면역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신약 개발에 나섰다. 이어 천연 녹용에 극미량(0.002%) 존재하는 이 물질을 고순도로 경제성 높게 대량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PLAG 성분은 먼저 항암 치료 때문에 생기는 호중구 감소증을 치료하는 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는 인체를 감염시킨 균을 찾아가 죽이는 역할을 하지만 항암 치료를 하면 크게 감소한다. 파일럿(암환자) 임상을 완료한 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로 선정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손기영 대표(사진)는 “신약 개발과 더불어 PLAG의 면역 조절 기능을 활용해 ‘록피드‘라는 건강기능식품을 우선 출시했다. 병원과 약국 면세점 홈쇼핑 등으로 록피드의 판로를 확대해 신약 개발의 재정적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눔 콘셉트로 아이디어 상품 제조

아이투엠

아이투엠은 ‘나눔 러브팟’ 가습기처럼 나눔을 콘셉트로 한 아이디어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2007년부터 월드비전의 도네이션(기부) 상품 개발과 제조 파트너로 활동하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디자인 랩에서 나온 참신한 아이디어를 나눠 상품을 제작하는 데 참여하게 됐다.

나눔 러브팟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아로마 향도 내는 가습기다. 여기에 사용되는 레이온 부직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항균제로 코팅했기 때문에 피부 자극, 세포 독성 테스트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나눔 하티’ 텀블러는 손으로 감싸 잡으면 내부 액체 온도가 3가지 각기 다른 불빛으로 외부 돌기에 감성적으로 표시되면서 음용 적합 여부를 알려준다.

‘나눔 딜라이트’ 발광다이오드(LED) 테이블 조명은 폴리에스테르 부직포로 제작된 전등갓이 13단계로 다채롭게 변화하고 그에 따라 조도도 달라져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조동연 대표(사진)는 “디자인이 우수하고 가격도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사계절 공기세정 기능 ‘쿨팬’ 호평

포시


포시는 요즘같이 황사가 끊이지 않는 계절에 더욱 관심을 끄는 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하반기 사계절 공기세정 기능이 포함된 ‘히터&쿨팬’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3년 출시한 냄새 없는 ‘JSA 흡연부스’로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여기에 살균 기능을 추가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탄생시켰다. 방사성물질인 세슘을 흡착해 내는 등 강력한 공기세정 효과를 갖췄다. 이를 위해 공기세정 기술과 독자 광물 촉매 필터기술을 발전시켰다. 미세 유기물이 문제인 황사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공기를 세정하면서 겨울에는 500W의 적은 전력으로 13m²(약 4평) 공간의 난방을 가능하게 해준다. 여름에는 저전력의 쿨팬(30W) 기능으로 시원함을 선사한다. 무게가 2∼3kg으로 야외 캠핑에 적합해 국내 캠핑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외에서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홍진광 대표(사진)는 “중동의 바이어들이 시제품의 시연을 보고 무척 만족해하면서 정식 제품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선풍기 및 히터 제조사들과 양산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존 잡아주는 공기정화 살균기 인기

퓨어시스


퓨어시스의 공기정화 살균기는 살균과 정화를 위해 오존을 발생시켜야 했던 기존 공기정화살균기의 단점을 개선했다. 더구나 주변의 유해 오존까지 잡아준다. 그렇다 보니 인체 안전성을 인정받아 병원과 산후조리원, 실험실, 관공서, 학교 등에서 새집증후군을 해소하고 감염을 예방하며, 유해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벨기에, 태국 등 해외시장으로 점차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인체에 안전한 촉매를 활용해 유해물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은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입상하고 우수 발명품 우선구매 특허기술을 획득했다. 퓨어시스의 나노 촉매 기술을 적용한 객실 내 공기질 개선장치의 경우 서울메트로 지하철 1∼4호선의 모든 철도차량 기관실에 2014년 설치됐다.

이우영 대표(사진)는 “앞으로 새로 도입될 철도차량에는 우리 제품이 기관실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객실에도 설치될 예정”이라며 “많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크기의 휴대전화 보조 충전기 출시



인터케스트


‘휴대전화 보조 충전기가 신용카드 크기라면? USB메모리와 전자화폐, MP3 기능도 한다면?’

인터케스트는 올해 하반기 출시할 휴대전화 보조 충전기가 소비자들의 이런 희망사항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미 국내외 판매 기준 인증과 특허를 확보했다.

정상철 대표(사진)는 “충전 능력을 향상시키고 부가기능을 추가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출시될 이 회사 7가지 보조 충전기는 용량과 재질별로 기능이 다르다. 메탈 재질의 카드형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3.9mm)여서 지갑의 카드 꽂이에 신용카드와 나란히 넣을 수 있다. 여기에 USB메모리 기능을 갖췄다. 플라스틱 재질의 카드형은 전자화폐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작은 크기에도 용량이 2500mAh여서 통상 3000mAh인 휴대전화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한다. 다이어리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된 대형은 한 번에 배터리 3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USB메모리 기능을 갖췄다. 인터케스트는 하반기부터 업계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화장품 원료부터 용기 디자인까지 개발

컬러핑크알앤디

컬러핑크알앤디는 화장품의 원료와 제품, 용기 디자인까지 모두 개발해 주는 화장품 연구개발 회사다. 자체 브랜드인 미오기와 마지맥스를 비롯해 대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루트리와 미오기-리젠 등은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오기는 한류를 타면서 스킨케어와 에스테틱, 스파 분야를 중심으로 홍콩시장에 파고들었다. 홍콩의 로드숍과 에스테틱숍, 스파숍, 메디센터 등 20개 매장에 현재 12개 라인 90여 종에 달하는 제품이 들어갔다. 마지맥스는 제주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4년여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미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오기-리젠은 중국 시장을 목표로, 루트리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겨냥해 개발됐다. 이들 제품은 벌써 대만 유명 백화점과 중국 O2O(Online to Offline) 매장 등에 입점했다.

민정환 대표(사진)는 “우리는 중소기업과 해외 기업을 파트너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섬세한 레시피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기존 중견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과 차별화된다”며 “정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원천기술을 많이 갖춰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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