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보수성향 뉴스 제외? ‘서비스 조작’ 논란

임우선기자

입력 2016-05-11 16:50 수정 2016-05-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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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뉴스 서비스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상무위원회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서신을 보내 공식 해명과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논란은 3일 미국의 IT전문매체인 기즈모도의 보도에서 시작됐다. 기즈모도는 익명의 전직 페이스북 직원의 인터뷰를 인용해 “페이스북이 ‘트렌딩 토픽’에 노출되는 뉴스를 의도적으로 조작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렌딩 토픽은 미국에서만 제공되는 일종의 ‘인기 뉴스’ 코너다. 기즈모도는 “트렌딩 토픽이 이용자 선호도나 알고리즘에 의해 운영될 것이란 믿음과 달리 사실은 풋내기 계약직 직원 몇 명의 선호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특히 보수언론의 뉴스나 공화당 리더들에 관한 뉴스는 의도적으로 노출에서 제외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언론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월 평균 이용자 수는 16억5400만 명으로, 이들은 하루 평균 50분을 페이스북을 이용하는데 쓴다. 미국 성인 10명 가운데 4명이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할 정도다. 다시 말해 ‘페이스북이 보여주는 게 곧 뉴스’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이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지자 페이스북 서비스 전반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중립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운용중이며 어떠한 정치적 견해나 특정 뉴스도 의도적으로 노출하거나 숨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고의적으로 우파 뉴스를 ‘제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급기야 존 튠 미 상원 상무위원장이 나섰다. 튠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보낸 공식 서신에서 “트렌딩 토픽을 선정하는 과정을 보고하고 그 과정에서 뉴스를 넣고 뺀 기록이 있다면 모두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인터넷 업체들은 뉴스 노출은 알고리즘이 결정하고 사람은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체는 알 길이 없다”며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일반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 뉴스와 정보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견제를 받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같은 포털·SNS의 뉴스서비스 중립성 문제는 국내에서도 10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당시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는 메인화면 중앙에 네이버 뉴스팀이 선정한 기사를 ‘주요 뉴스’로 노출하다가 뉴스 선정이 편향됐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논란 끝에 네이버는 2008년 뉴스 서비스의 자체 편집을 중단하고 개인 사용자와 개별 언론사에 편집권을 위임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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