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연구 둘다 놓치면 안되죠 …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

입력 2016-03-11 17:23 수정 2017-01-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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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외모지상주의는 배척해야 하지만 아름답고 젊은 외모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과장하면 진화론적으로 정당합니다. 주어진 운명, 즉 타고난 외모에 순응하기보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 가장 강한 유전자를 지닌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은 서울 강남에서 20여 년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들의 이상향을 찾아주는 데 매진해왔다. 대형 성형외과를 거쳐 홀로 개인의원을 안정화시키기까지, 1997년 외환위기(IMF사태)부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증을 겪으면서 강남뷰티 스트리트를 찾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날로 치열해지는 강남에서 더멘토성형외과는 별다른 광고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찾아오는 신뢰할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병원 직원들은 내원하는 환자의 80% 이상이 ‘지인의 소개’로 찾는다고 말한다. 직원들은 “처음 수술받은 환자가 만족했기 때문에 믿고 찾아주는 만큼 병원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라고 말한다.


‘최고의 스승’에게 배우며 성형외과 전문의 꿈꾸다

그가 성형외과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모교인 고려대에서 고 정전은,백세민 성형외과 교수를 만나면서다. 정박사는 국내 성형외과학의 시초를 열었고, 백 박사는 국내 성형외과학의 연구와 발전을 주도하면서 안면기형 교정수술 분야에 대가를 이룬 인물이다. 배 원장은 “당시 대학병원 성형외과 중에서는 고려대가 최고였다”며 “최고의 스승에게 배우다보니 자연스레 더욱 성형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배 원장은 “질환은 나을 수 있지만 선천적인 기형이나 심한 콤플렉스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며 질병 못잖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여러 스승들을 통해 성형으로 사람들의 인생을 달리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며 성형외과 전문의가 돼야겠다는 마음이 굳어졌다”고 말했다.이어 "레지던트 지도교수인 김한중 교수로부터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의술을 더욱 심도있게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 "이 시기를 지나며 해외봉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레지던트 시절 시행했던 구순구개열 수술(속칭 언청이수술)을 잊지 못한다. 그는 “요즘엔 태어나자마자 구순구개열을 교정해주지만 과거엔 요즘처럼 성형수술을 시행하는 곳이 드물었다”며 “시간이 나면 해외로 봉사활동을 다니며 무료 수술을 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순구개열 수술은 대개 두 번에 걸쳐 시행하는 게 보통이지만 외국마을을 다시 찾기 어려워 한 여자아이는 양쪽을 동시에 수술했다”며 “시간이 흘러 잊고 있었는데 수술받은 아이로부터 곧 결혼한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의 기분을 잊지 못한다”고 떠올렸다.

이같은 경험은 꾸준히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씨앗이 됐다. 열린의사회 초기 멤버로 젊은 시절에는 거의 매년 몽골로 봉사를 다녀왔다. 당시 톱스타 김희선 씨 등 등 유명인이 동참했다.



수지접합수술 도맡으며 깔끔한 마무리 … 성형재수술 환자 사이서 인기

배 원장은 레지던트 당시 절단된 손가락을 붙이는 수지접합수술을 주로 시술했다. 고배율 수술용 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지름 0.3~1㎜의 혈관과 신경을 이어주는 고난도 수술이다. 이때의 경험은 ‘꼼꼼한 마무리’의 실력자란 평가로 이어졌다.

아무리 성형 전 디자인을 잘 해도 봉합 등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하지만 철두철미한 마무리 덕분에 그에게 성형수술 받은 사람들이 거의 컴플레인(불만족)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배 원장은 “레지던트 시절 바쁜 상황 속에서 이런저런 응급수술을 시행할 기회가 많다보니 실력이 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단련된 실력이 ‘낭중지추’처럼 알려진 때문인지 배 원장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성형재수술을 받으러 오는 경우다.

성형수술에서 ‘첫 수술’이 중요하다. 첫 수술이 잘 되면 재수술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설령 환자가 노화나 변심으로 재수술을 원할 경우에도 첫 수술이 훌륭하면 깔끔한 상태로 두 번째 수술을 수월하게 처리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배 원장은 “최근 의학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수술이 상당수 이뤄지고 있다”며 “얼토당토않은 수술 부작용을 겪는 일을 자주 목격한다”고 지적했다.

첫 성형 후 망가진, 맘에 들지 않는 부위는 재수술로 잘 풀어줘야 한다.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훨씬 까다롭다. 첫 수술에서 생긴 흉터와 조직 등을 미세하게 교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 원장을 찾아오는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코재수술이다. 코는 염증이 생기기 쉽고, 의외로 유행을 타는 부위여서 재수술, 삼수술이 뒤따르는 ‘재수술 부위 톱’이다. 하지만 정작 성형외과에선 ‘위험부담’ 때문에 이들 환자를 꺼려한다.

가슴성형 분야도 보형물이 들어가는 만큼 재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배 원장은 “최근 한쪽 가슴이 피부를 뚫고 삐져나온 환자가 찾아와 교정해야 했다”며 “과거엔 식염수백이 터져 2년 만에 교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IMF에도 식지 않은 미용성형, 안정 성장 구가 … 메르스가 더 고난

배 원장이 처음 자리잡은 곳은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이다. 한국의 성형역사는 1970~1980년대 초창기 명동에서 성시를 이루다 1990년대 강남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중반 배 원장은 트렌디한 성형외과 전문의로 이름을 날렸다. 1999년에는 최고 인기를 누리던 탤런트 류시원 씨가 진행하는 ‘기쁜 우리 젊은날’에 고정 패널로 출연할 정도였다. 청취자들이 엽서를 보내주면 성형 관련 분야를 상담해줬다.

당시 미용성형의 인기는 외환위기에도 죽지 않았다. 초기에만 주춤했을 뿐 이후 벤처 및 코스닥 열풍으로 다시 환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당시 병원이 지하철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환자들이 많았다. 배 원장은 “성형외과 개원 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IMF때보다 메르스 시기였다”고 말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대형 성형외과가 속속 등장하자 배 원장도 시대 흐름에 맞춰 예성형외과·탑성형외과 등에서 활동한 바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대형성형외과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요즘 성형계의 이슈인 ‘유령의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최근 후배들이 개원하려고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유령의사가 되는 것을 당연시하더라”며 “유령의사가 된다고 해서 기술이 늘거나 경력이 쌓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배의 힘’을 강조했다. 선배들에게 찾아가 기술을 배우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 배 원장은 후배 싫어하는 선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만족스러운 성형, 환자가 자신의 모습 사랑해야

배원배 원장은 “최근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마음이 상하거나, 자기 기준 없이 ‘예뻐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성형에 나섰다가 전형적인 ‘강남 미인’이 되어버린 후 정신적?외모적인 측면에서 고통을 겪는 불상사가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환자가 자신의 얼굴에서 장점을 찾아내고 자신을 사랑할 때 만족할 수 있는 성형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부분을 교정해야지’하는 개념으로 성형에 나서야지 ‘페이스오프 해야지’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콤플렉스를 개선하고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측면에서 ‘베스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성형으로 이같은 부분을 도와줄 수 있다면 긍정적이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평생 소원이 코를 높이는 것’이라며 배 원장을 찾아와 코성형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의 숙원사업을 이뤄야 행복함이 배가된다.

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타인을 위한 성형’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62세 여성은 바람난 남편 탓에 가슴성형을 받으면 돌아올까 수술을 결심했다. 배 원장은 “완고한 부탁해 수술을 시행하긴 했지만 ‘수술로 남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하고 안타까웠다”며 “실제로 본 미국 논문에서 가슴수술에 앞서 가장 반대하는 것은 남편이나 수술 후 누구보다 기뻐하는 게 남편이고,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부부관계 횟수가 증가하는 데이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엔 왠지 서글픈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남서 살아남으려면 트렌드·연구 놓지 말아야 … ‘체력 관리’ 필수

배원배 원장을 강남에서 20년 버티게 한 것은 트렌드와 연구를 둘다 놓지 않은 때문이다. 성형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한다. 그는 “‘정통 기술’에 요즘 선호하는 아이템을 합치는 게 포인트”라며 “기본적인 눈·코성형부터 줄기세포를 활용한 동안성형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성형을 연구하며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5분 안에 감쪽같이 또렷한 눈매를 만드는 ‘5분쌍꺼풀’, 지방용해레이저와 특수캐뉼라로 얼굴라인을 살리고 볼륨을 채우는 ‘브이스컬프’ 시술 등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강한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안면윤곽수술, 지방흡입, 가슴성형, 뼈를 다듬는 안면윤곽수술, 지방을 제거하고 재배치하는 체형수술은 물론 눈·코성형처럼 간단해 보이는 것조차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하루에 여러 스케줄을 감당하려면 더욱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일 최소 6㎞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바빠서 운동하지 못할 때에는 ‘걷기’가 최고라는 것. 주로 출근길을 활용하고 1주일에 한번 단식과 비슷하게 속을 비우는 것으로 건강을 챙기고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대표원장 프로필

1990 고려대 의대 졸업
1998 ~ 2008 탑성형외과 원장
1998~ 현재 이화여대 의대 외래교수
2008 ~ 2012 예성형외과 원장
2013 ~ 현재 더멘토성형외과 대표원장
2013 ~ 2014 베스템 줄기세포 연구소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정회원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정회원
대한두경부종양학회 정회원
대한수부재건외과학회 정회원
IPRS 멤버십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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