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만능통장’ 유치 錢爭

장윤정기자

입력 2016-02-23 03:00 수정 2016-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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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금융상품 통합관리 가능한 ISA 3월 출시
최종 순수익에 세금 매겨 이익… 금융권 고객선점 경쟁 나서



여러 금융상품을 한바구니에 담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능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3월 14일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의 경쟁이 뜨겁다. 시중은행들은 벌써부터 ISA 가입을 위한 사전 예약을 받거나 ‘ISA 연계 예금’을 내놓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 또 가입 고객에게는 경품으로 자동차를 주는 등 각종 이벤트도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ISA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긴 의무 가입 기간, 수수료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며 꼼꼼하게 따져본 뒤 신중하게 가입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두둑한 세제 혜택은 강점

국민들의 ‘재산 불리기’를 위해 도입된 ISA는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계좌다. 가장 큰 특징은 두둑한 세제 혜택이다.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 사업자는 순수익 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초과분에 대해서도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 원 이하 가입자가 연간 납입 최대 금액인 2000만 원(월 167만 원)을 5년간 꾸준히 넣으면 수익률을 연 4%로 가정할 경우 1087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기존 금융상품에 투자했다면 수익의 15.4%(지방소득세 포함)인 167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ISA를 통해 투자하면 비과세 한도(250만 원)를 제외한 837만 원에 대해 분리과세 9.9%가 적용돼 세금으로 83만 원만 내면 된다.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보다 세금을 84만 원 덜 내게 되는 것이다.

가입 기간에 발생한 상품별 이익과 손실을 모두 더한 최종 순수익에 세금을 매긴다는 점도 강점이다. 예컨대 5년간 두 개의 금융상품에 각각 투자해 하나의 상품에서 400만 원의 이익을 보고 나머지 상품에서 90만 원의 손해를 봤다면 현재는 이익을 본 400만 원에 대해 15.4%의 세금(61만6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ISA 계좌 내에서 이 두 가지 상품에 투자했다면 두 상품의 이익과 손실을 더한 순이익 310만 원이 과세 대상이다. 게다가 총급여 5000만 원 이하의 근로자의 경우 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므로 초과분 60만 원에 대해서만 9.9%(5만9400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의무 가입 기간 5년, 수수료는 신중히 고려해야

ISA 상품은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임형 상품은 가입자가 구체적인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결정하고 편입 상품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형은 금융회사가 조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상품을 계좌에 담을지에 대한 결정은 투자자가 직접 해야 한다. 투자 경험이 많아 스스로 어떤 상품에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할 수 있다면 신탁형을, 그렇지 않다면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면 알아서 투자 성향에 맞는 ‘모델 포트폴리오’로 굴려주는 일임형을 선택하면 된다. 당초 은행은 일임업을 할 수 없어 신탁형 상품만 취급이 가능했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에도 ISA에 한해 일임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은행과 증권사 어디에서나 신탁형과 일임형을 모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일단 비과세 혜택 등을 누리려면 의무 가입 기간 5년(급여 5000만 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 청년 등은 3년)을 채워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도해지 시 그간의 덜 냈던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금융회사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도 소비자들이 꼼꼼하게 따져야 할 부분이다. 신탁형 ISA는 고객이 신탁 계약을 통해 금융회사에 자금을 맡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ISA 가입자에게 신탁보수를 받을 수 있다. 일임형 ISA는 증권사가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신탁형보다 보수가 더 비싸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ISA 관련 수수료를 금융사 자율에 맡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공시 등을 참고해 유리한 곳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은행, 증권사들 고객 유치 전쟁

이미 은행과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모시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ISA 가입을 예약한 고객들에게는 우대금리는 기본이고 고금리 상품까지 제공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ISA 계좌 가입을 위한 상담 예약을 하고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연 3.5% 금리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증권사들도 있다. 키움증권은 ISA 계좌 상담 예약을 받고 있는데 예약을 한 투자자 중 선착순 2000명을 대상으로 가입 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투자자가 키움증권 ISA 계좌에 300만 원을 넣으면 3만 원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은행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은 ISA 가입 예약 이벤트를 시작하며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ISA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현대자동차 ‘아반떼’,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신세계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5만원) 등의 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ISA에 가입할 경우 최대 연 2.1%의 금리를 제공하는 ‘ISA 우대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는 연 1.6%이지만 2월 29일까지 ISA 가입 예약을 하면 0.2%포인트, ISA에 1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0.3%포인트 등 최대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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