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단 SM6, 서스펜션 논란은 기우였다

오토헤럴드

입력 2016-02-02 10:39:36 수정 2016-02-02 10: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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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꼭꼭 숨겨놨던 SM6의 가격과 제원을 미디어 테스트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가격을 보면 사활을 걸고 있는 모델인 만큼 막판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포털 사이트와 SNS에 공유된 관련 기사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는데 호평 일색이다. 대부분은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싸다고 평가했다. 사양으로 봤을 때 경쟁력이 충분하고 "쏘나타나 K5가 긴장해야 할 때"라는 댓글도 보였다.

2420만 원부터 시작하는 SM6의 가격은 분명 매력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가 2245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지만 기본 사양으로 보면 문제가 되지 않는 차이다. 센터페시아를 점령한 대형 디스플레이, 미리 설정된 운전자별 프로파일로 자기만의 공간을 한 번의 동작으로 꾸밀 수 있는 기능, 5개의 앰비언트 라이팅 등은 SM6만 있는 유일한 사양이다.

1일, 현대차 양재동 본사 코앞에 있는 AT센터에서 출발해 용인 에버랜드 인근 와인딩 코스를 거쳐 기흥에 있는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를 오가며 체험한 SM6는 한 마디로 논란이 됐던 서스펜션은 기우였고 성능과 사양 구성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서스펜션, 그리고 토종 합작품

SM6는 싸구려 토션빔 서스펜션, 그리고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놓고 출시 전 논란이 이어져왔다. 르노삼성차가 출시 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따로 불러 독자 개발했다는 AM 링크를 들고나와 해명을 한 것도 이런 이유다. SM6 플랫폼은 구조상 토션빔을 장착하도록 만들어졌다. 멀티링크나 더블 위시본 같은 서스펜션을 적용하려면 플랫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차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소형차, 저가라는 인식이 강한 토션빔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SM6가 어떤 공격을 받게 될지는 뻔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팔고 있는 탈리스만이 토션빔 서스펜션으로 문제가 된적도 없지만 SM6 개발 초기부터 르노삼성차는 토션빔과 전혀 다른 서스펜션 개발에 몰두했다.

르노와 르노삼성차 엔지니어들이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토션빔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개념의 서스펜션 개발을 진행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AM 링크 서스펜션이다. 그렇다면 도로 폭이 일정하지 않고 굽은 길과 과속방지턱에 최적화된 AM 링크 서스펜션의 실제 성능은 어땠을까. 서울 양재동에서 용인 에버랜드,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까지 시승하면서 여러 개의 과속방지턱을 지나갔고 빠른 선회와 차선 변경 등 거칠게 운전을 했지만, 서스펜션의 특별한 이질감은 잡아내지 못했다. 토션빔 서스펜션이 코너에서 차체 균형을 잡기가 힘들고 요철을 만나면 차체가 통통 튀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이날 시승에서 이런 현상은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 점을 느꼈다면 '자동차 명장' 소리를 들어도 될 일이다.

또 하나 SM6는 국산 차다. 2011년부터 프랑스 르노 그룹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했고 여기에는 르노삼성차 엔지니어 50명이 참여했다. 르노삼성차는 "쉽게 말해서 디자인은 르노, 나머지 파워트레인 등 기술적 부분은 르노삼성이 주도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SM6가 조립이 아닌 생산을 담당하는 거점도 부산이다. 온전한 국산 차인 셈이다. 비행기에서 얻은 영감, 단정하고 중후한 멋

독일을 빼고 유럽 쪽 차들은 기능과 효율성 위주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일본, 미국 차에 익숙한 우리 시선으로 보면 상당한 이질감이 있고 이 때문에 판매에도 영향을 줬다. SM6는 군데군데 프랑스 특유의 감각적인 요소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 눈높이의 중형 세단에서 요구되는 단정하고 중후한 멋이 잘 녹아있다. 전면을 보면 주간 전조등은 헤드램프에서 흘러 나온 빛이 흐르듯 연결해놨고 안개등 주변은 크롬으로 감싸 놨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아래쪽을 완만한 U자형 크롬 라인으로 마감했다. 복잡하지만 단정해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개의 퍼즐이 빈틈없이 맞춰진 것처럼 짜임새가 좋아서다.

측면은 에어 덕트와 도어 핸들을 일직선으로 배치하고 두툼한 캐릭터 라인과 가니쉬, 쿠페처럼 뒤쪽 경사가 완만하고 큰 루프라인으로 멋을 부려놨다. SM6 전체 디자인을 완성해 주는 것은 뒤 모습이다. 좌우 리어램프를 연결해놨고 중앙부로 연결되는 그래픽도 간결하다. 특별하게 치장을 하지 않고 대부분을 여백으로 남겨 놓은 감각도 돋보인다.

외관 사이즈는 전장 4850mm, 전폭 1870mm, 전고 1460mm다. 경쟁차인 쏘나타(전장 4885mm, 전폭 1860mm, 전고 1485mm)보다 전장은 짧지만, 전폭과 축간거리(2810mm)가 크고 전고도 낮다. 가장 아름다운 차, 그리고 인테리어

프랑스 북동부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열리는 샤모니 24시의 일환으로 1986년 설립된 FAI는 1987년부터 매해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를 선정한다. 올해는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쿠페, 미니 클럽맨, 재규어 F-페이스와 경쟁한 탈리스만, 르노삼성차 SM6가 선정됐다. 생소하지만 일반인들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 가운데 하나로 인정 받는다.

이런 상을 받은 SM6의 아름다운 요소들은 바깥보다 안쪽에 즐비하다. 운전자가 오래 머물러야 하는 공간인 만큼 특별한 배려들이 가득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멀티센스다. 시트 포지션과 클러스터, 라디오 스테이션, 배기 사운드, 트랜스미션의 감각까지 자신이 원하는 타입으로 설정할 수 있다. 남편 또는 아내, 그리고 자녀 등이 자기 취향에 맞도록 이런저런 설정을 해 놔도 센터페시아 대형모니터로 내 이름을 터치하면 자신이 설정했던 상태로 차내 모든 환경과 운전 특성이 자동 복원된다. 골프가방 4개의 수납이 가능한 트렁크의 플로어 덮개도 쉽게 열리고 자동으로 고정된다. 한 손으로 플로어 덮개를 잡고 물건을 꺼내거나 담는 불편한 자세가 사라진다.

5가지 모드의 7인치 TFT 계기반, 5개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팅,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대형 디스플레이의 터치감과 반응속도는 일반 스마트폰을 다루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끄럽고 경쾌한 달리기 능력

이날 시승은 1.6 터보 GDI(TCe)와 2.0 GDI(GDe)를 번갈아 타며 진행됐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과 12.3km/l(19" 타이어)의 연비를 갖춘 다운사이징 1.6 TCe는 저속 토크가 인상적이다. 가속페달에 조금만 힘을 줘도 경쾌하게 차체를 밀어붙인다. 르노삼성차는 1.6 TCe 엔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린더에 고가의 스프레이 보어 코팅을 적용했다.

정확한 보어 값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낭비되는 에너지 없이 엔진에서 나오는 동력이 구동계로 남김없이 전달된다. 반응도 빠르고 세련된 감각으로 속도를 높여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7.7초니까 발진 가속력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150마력의 최고출력과 20.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2.0ℓ 휘발유 엔진은 부드럽고 간결한 주행 질감을 갖고 있다. 토크와 출력의 곡선이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매끄럽게 출발하고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4000rpm과 5000rpm 사이에서 성능의 고점을 찍는다.

두 차량 모두 탑재한 독일 게트락사 7단 듀얼클러치의 궁합도 좋다. 구조가 간단하고 가벼운 대신 토크를 받아들이는 허용 범위가 낮은 습식이지만 대신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요즘 말 많은 스티어링 컬럼도 진보한 R-EPS가 적용돼 있고 운전자세를 바르게 잡아주는 세미버킷 시트도 재미있는 운전을 돕는다.

몇 가지의 단점도 있다. 고속 선회 시 조향에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는 토션빔의 특성이 조금씩 나타난다. 풍절음도 거슬린다. 고속 주행이라는 특성이 있기는 했지만 2.0 GDe는 외부 바람 소리가 적지 않게 실내로 유입된다. 터널 내에서는 더욱 그랬다. 특별한 재미와 특별한 사양들

이날 허용된 시승에서는 SM6의 모든 기능을 다 체험하기가 턱없이 부족했다. 거리도 짧았고 시간도 길지 않았다. 특히 5개의 모드와 느낌, 체험을 제공하는 멀티센스는 전체 기능을 살피지 못했다. 주행 중 에코, 컴포트, 내츄럴, 스포츠, 퍼스널 등의 모드 전환을 통해 클러스터의 배경색과 함께 운전대의 담력과 가속페달의 무게감, 서스펜션 댐퍼, 그리고 커스텀 엔진 사운드의 변화를 조금씩 경험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하지만 계기반의 구성과 색상, 운전석 마사지, 에어컨 바람 세기와 방향까지 각각 다르게 전달되는 감성들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 날 기분, 도로 상황, 또는 운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의 차를 몰 수 있다는 멋진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올 어라운드 주차 센서 및 핸즈프리 주차장치, 25ℓ나 되는 실내 수납공간, 571ℓ의 대용량 트렁크와 플로어 아래 소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도 이채롭다. 개선됐으면 하는 것들도 있다. 센터콘솔이 높고 글로브 박스 앞쪽 돌출된 패널이 조수석 공간을 좁게 만들었다. 센터페시아와 운전대의 광택 하이그로시도 고급스러운 소재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SM6의 사전 예약 대수가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700여 대라고 귀띔했다. 사전 예약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이고 공휴일이었지만 전국 전시장 당직자들이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경쟁업체들의 험담과 약점 잡기도 즐겁게 받아 들인다고 했다. "SM6를 의식하고 경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잘 만든 차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해 온 특정 모델에 싫증이 난 사람들에게 SM6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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