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job談]자신만의 ‘맞춤형 스펙’이 최고 경쟁력
박슬애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4학년
입력 2016-01-27 03:00 수정 2016-01-27 03:00
박슬애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4학년
‘남들보다 다소 많은 나이. 평범한 학점과 영어 성적. 기업 100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지고 사업에도 2번 실패한 전력….’취업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던 한 청년이 지난해 말 기발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유태형 팝니다’ 프로젝트다. 유태형 씨(28)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자신을 경매에 부쳤다. 근무 조건은 딱 1년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15곳의 기업이 경매에 참여했고, 연봉 1억 원을 제시한 회사도 있었다. 유 씨는 고민 끝에 한 달에 단 한 번 출근하면서 연봉으로 1000만 원을 제시한 회사를 선택했다. 대학생들이 학점 따기와 스펙 쌓기에 집중하고 있을 때 유 씨는 자신만의 도전을 시작했다. 세계적인 콘텐츠 기획자라는 목표를 정하고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수저계급론’ 얘기가 나온다. 많은 청년들이 별 볼 일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흙수저 운명’을 탄식한다. 금수저가 안 되면 은수저에 도금이라도 해야 한다며 스펙 쌓기 전선에 나선다. 컴퓨터 자격증, 제2외국어 점수는 기본이고 각종 이력서에 추가할 대외 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취업시장이 이미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유사 스펙을 갖춘 청년들로 포화 상태다.
필자 역시 취업이 인생 최고의 목표라 여겼다. 또 취업하려면 스펙부터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자. 고3 수험생 시절 대학에 가는 것이 일생일대의 가장 큰 관문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와보니 취업이란 더 큰 장벽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취업하면 끝일까?
졸업해 취업한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진 않은 듯하다. 열이면 열 모두 그때부터 또 더 심각한 고민이 시작된다고들 한다. 유 씨처럼 공부든 취업이든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게 뭔지에 대한 확신과 그를 위한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뚜렷한 목표와 꾸준한 노력은 취업 시장에서 몇 번 낙방해도 중심을 잡아줄 나침반이 된다. 흙수저라고 탄식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게 한다.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목표를 위해 미래를 설계하고 쌓아간 ‘맞춤형 스펙’의 가치는 취업용으로 이것저것 적어낸 ‘의무 스펙’을 내세우는 청년들 사이에서 더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유 씨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는 그의 저서 ‘제2의 성’에서 여성이 주체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인생의 목표를 향해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했다.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주체적으로 살고 있을까. 취업용 스펙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잠식해 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라도 본인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부터 고민해 보자.
박슬애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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