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A380 직접 타보니

20052004|정효진기자

입력 2009-10-21 17:17 수정 2016-01-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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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A380 외관. 동아일보 자료사진

20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 위로 향했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여객기가 마치 손에 닿을 듯 저공비행을 했다. 육중한 몸체가 서울공항 주위를 10여 분 간 돈 뒤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때까지 이들의 시선은 여객기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하늘 위 호텔'이란 별명을 가진 이 여객기의 정체는 'A380'. 유럽의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가 대형 항공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 보잉에 맞서 2005년 첫 선을 보인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다. A380은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에어쇼에 민항기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A380은 매일 오후 2시 경 10분 동안 서울공항 주위를 시범운항을 한다.

A380의 엄청난 크기에 에어쇼장에 전시된 전투기들은 왜소해 보였다. 에어쇼 관계자는 "마치 하늘 위를 나는 항공모함 같다"고 했다. A380은 길이 73m, 날개 폭 79.8m, 꼬리 높이가 24.1m로 웬만한 학교 운동장을 꽉 채우고도 남는 크기다. 승객석도 525석으로 보잉의 B747-400의 350석보다 200석 많다. 기내 편의시설을 없애고 모두 좌석으로 채우면 최대 850석까지 늘어난다. 비행기 외관에는 대한항공의 로고와 함께 '곧 만납시다(See you soon)'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 A380을 들여올 계획이다.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좌석과 기내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운항기 안에는 525명의 승객이 모두 탑승했을 때 무게와 같은 70만 t 규모의 물탱크를 비롯 각종 공기정화시설, 습도장치, 운항기술 장치 등을 시험하는 장비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A380의 가장 큰 특징은 비행기가 두 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 천정이 경쟁 기종보다 낮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층 간 높이가 2.5m로 여유 있어 장시간 비행에도 승객들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2층은 '하늘을 떠다니는 호텔'이라는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항공사의 주문에 따라 스낵바와 라운지, 헬스클럽, 쇼핑센터, 회의실, 샤워실 등으로 꾸밀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승객 2명이 동시에 이동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폭이 넓었다.

A380이 자랑하는 것은 화려한 인테리어 뿐 아니라 조종사들을 위한 쌍방향 운항 시스템이다. 신기종인 만큼 조종사들이 여객기 운항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자크 레이 에어버스 수석 테스트 파일럿(부사장)은 "평균 6주 정도의 교육만 받으면 어느 조종사나 A380 조정이 가능하다"며 "터치스크린과 마우스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기기를 탑재해 조종사가 다양한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에어버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에 앞서 올해 말 에미레이트항공이 두바이~인천 노선에 A380 기종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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