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0년, 벤처붐… 2015년 투자액 사상 최대

신수정기자

입력 2016-01-20 03:00:00 수정 2016-01-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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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858억으로 2000년 기록 넘어

#1. 시각특수효과 전문 기업인 덱스터는 2013년 이후 벤처캐피털(VC)로부터 4회에 걸쳐 모두 133억 원을 투자받았다. 아시아 최초로 동물의 털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데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중국의 완다(萬達)그룹과 레전드캐피털로부터 각각 100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이 회사의 기술은 영화 ‘미스터 고’에서 고릴라 털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2. 태반주사제와 조직재생물질 PDRN 의약품을 수입·판매하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VC로부터 총 163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VC들은 이 회사가 PDRN의 제조 원천 기술을 갖고 있고 상처 치료와 재생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과 화장품 등의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다.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2년 30억 원에서 지난해 180억 원으로 급증했다.

벤처투자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은 2조858억 원으로 과거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2조211억 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벤처펀드 결성액 2조6260억 원으로 역대 최고

19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 금액은 2014년(1조6393억 원)보다 27.2% 증가한 2조858억 원으로 2000년에 세워진 최고 기록을 15년 만에 경신했다. 투자업체 수도 1045곳으로 전년(901곳)보다 16% 늘었고 벤처펀드 결성액도 2조6260억 원으로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창업 초기 기업인 7년 이내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1조2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86억 원 늘었고 투자 비중은 2014년 55.6%에서 지난해 59.0%로 확대됐다.

벤처투자가 활발해진 이유로는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술창업지원프로그램 ‘팁스(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등 창업인프라가 확충되고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증가가 꼽힌다.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투자 환경을 조성하면서 국민연금, 공제회 등 굵직한 LP(유한책임투자자)들이 벤처펀드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며 “에인절 투자가 늘면서 벤처기업 수도 3만 개를 돌파하는 등 벤처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 ‘창업→성장→재투자’ 선순환 고리 나타나

VC가 투자 자산을 매각해 거둬들인 금액은 1조219억 원으로 2014년(7821억 원)보다 30.7% 늘었다. 벤처펀드가 운용을 끝내고 만기 이후 해산한 25개 조합의 연평균 수익률은 7.48%로 2013년(8.73%)보다는 낮지만 2014년(7%)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자금을 회수한 방법으로는 기업공개(IPO) 비중이 27.2%(2784억 원)로 전년 대비 9.2%포인트 높아졌지만 인수합병(M&A) 비중은 1.5%(150억 원)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새로 등록한 VC는 14곳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중 6곳이 선배 벤처기업 또는 창업자가 설립한 회사로 중기청은 ‘창업→성장→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마트랜스링크, 레드배지 등 외국계 VC도 국내 창투사를 설립했다.

중기청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켄싱턴호텔에서 벤처투자 2조 원 달성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수규 중기청 차장은 “앞으로 외국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끌어들여 벤처기업이 창업부터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해외투자유치펀드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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