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개발 협력 등 ‘12억 시장’ 전방위로 연다

19931055|뉴델리=정용관기자

입력 2010-01-26 03:00 수정 2016-01-11 13:4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韓-인도 정상회담

‘원자력 협정’ 협상 개시 합의
1000만달러 科技협력기금 마련
싱총리, 타고르 시 인용하며
“한국의 빛 더욱 빛날 것”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이달 초부터 발효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만모한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12억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와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 군사 등 전방위 협력 강화의 틀을 구축하게 됐다.

1973년 수교한 양국은 2004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 ‘평화와 협력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5년여 만에 양국 관계가 한층 높아지는 것이다. 사실 인도는 국가 크기에 비하면 아주 제한적으로 다른 나라와 전략적 관계를 수립해 왔다. 인도가 기존에 전략적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일본 독일 카자흐스탄뿐이다. 우리나라가 9번째가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포괄적 전략적 동맹 관계, 중국 러시아 베트남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멕시코 등 8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전략적 관계 수립을 계기로 특히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양국 교역 규모를 5년 이내에 30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로선 세계 2위의 인구와 4위의 구매력을 가진 인도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08년 156억 달러에 이르렀으나 지난해엔 121억 달러로 다소 줄어들었다.

두 정상은 특히 정상회담에서 원자력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인도는 장차 거대한 원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17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고 6기를 건설하고 있으며 추가로 6만3000MW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옥 여사, 타고르 문학상 시상식 참석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한 김윤옥 여사가 25일 뉴델리 오베로이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타고르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 8명의 수상자들에게 상패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타고르 문학상은 1913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를 기리기 위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인도 국립문화원과 함께 제정한 상이다. 뉴델리=안철민 기자
이 대통령은 앞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오찬 연설에서 “나는 한국 원전 1, 2호기 건설 주역 중의 하나”라며 “한국 원전은 경쟁력이 있다”고 역설했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은 이 대통령과 수행경제인 조찬 모임에서 “(정부 간 협정 문제가 해결되면) 2, 3개월 내에 개발 협력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포스코가 인도 국영석유공사(ONGC)에서 수주한 오리사 주(州) 제철소 건설이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싱 총리도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꼭 챙기겠다”고 답했다. 포스코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총 투자비 120억 달러로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싱 총리는 회담 말미에 인도 시성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을 인용하며 “한국의 빛은 21세기 동아시아 시대에 한층 더 빛날 것이다. 양국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와의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간존중의 가치 공유는 양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오늘 회담 후 양국 관계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룰 것으로 본다. 한국과 인도는 더 큰 아시아,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간 과학기술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0만 달러(약 115억 원) 규모의 공동기금을 마련한다. 양국은 이런 내용의 ‘2010∼2012 한-인도 과학기술협력프로그램’ 약정을 체결했다.

뉴델리=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전략적 동반자 관계
: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양국 간 협력과 평화를 모색하는 관계이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양국 차원을 넘어 국제 이슈와 역내 문제 등 대외적 문제까지 협력하고 논의하는 관계를 말한다.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