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 비밀 고백한 최태원 회장

김창덕기자 , 박훈상기자 , 손택균 기자

입력 2015-12-30 03:00 수정 2015-12-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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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과 이혼 결심… 새로운 사람 만나 혼외자 얻어”

최태원 SK그룹 회장(55)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4)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도 고백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노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하면서 활력을 되찾아가던 SK그룹으로서는 4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오너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 갑작스러운 심경 고백

최 회장 부부는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에 만나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88년 결혼식을 올렸다. 최 회장 부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사이가 멀어져 2009년 말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한 신문사에 보낸 편지에서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여름에 저와 그분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2000년대 중후반 최 회장을 처음 알게 된 김모 씨(40)는 2010년 최 회장의 딸을 낳았다. 이혼녀인 김 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10대 중반의 아들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SK그룹으로부터 수억 원을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씨는 2008년 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2차 아펠바움 244m2(약 74평) 아파트(2층)를 SK건설로부터 15억5000만 원에 산 뒤 2010년 4월에 SK그룹 계열사인 싱가포르 버가야인터내셔널에 24억 원에 팔았다. 이 아파트 시세는 입주 후 현재까지 20억 원 안팎으로 변동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SK 계열사가 김 씨에게 싸게 팔고, 비싸게 되사 8억5000만 원의 차익을 안긴 것이 된다. SK그룹 측은 “김 씨가 미분양 물량을 사서 시세차익을 본 것은 맞지만 편법 증여는 절대 아니다”라며 “이미 2011년 검찰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김 씨가 딸을 출산한 이듬해인 2011년 최 회장은 가족에게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말에는 이혼소송 대리인을 지정하고 소장까지 작성했다. 하지만 500억 원대 투자금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되면서 법원에 접수시키지는 않았다.


○ 오너 리스크가 또 SK 발목 잡나

SK그룹은 갑작스럽게 불거진 초대형 악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03년 2월과 2013년 1월 구속돼 각각 7개월, 2년 7개월 수감 생활을 했다. 수장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SK그룹은 사업 확장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업 경영과 관련한 문제로 법적 처벌을 받은 과거와 달리 이번 사안은 윤리적 문제와 결부돼 파급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의 결단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다소 차가운 편이다.

최 회장도 이를 예상한 듯 “제 불찰이 세상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던 마음들을 빨리 정리하고 모든 에너지를 고객, 직원, 주주, 협력업체들과 한국 경제를 위해 온전히 쓰고자 한다”며 “제 가정 일 때문에 수많은 행복한 가정이 모인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사가 그룹 경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치부를 스스로 공개해 논란의 싹을 자르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SK그룹이 큰 리스크를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기업 지배구조상 오너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아무리 개인사적 문제라 할지라도 오너의 결함은 외부 투자 유치나 향후 경영계획 수립 등 기업 경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훈상·손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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