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이집트, 시나이반도 수중레포츠 천국 ‘다합’ …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입력 2015-11-18 09:17:00 수정 2017-01-10 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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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마니아 비행기표 찢고 며칠 더 머물고 가는 수중 천국 … 유럽풍 문화 중심지

#. 여행자의 무덤 : 다합
이집트 다합에서의 생활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구의 75%는 물로 구성돼 있고, 물 속 세상은 물 밖의 세상과 또 다른 곳이었다. 더 늦기 전 이런 세상을 알게 해 준 다합과 나의 도전에 감히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출입문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바다에 들어가 몇 걸음만 걸으면 문이 활짝 열린다. 다른 다이빙 명소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굳이 보트를 타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해안이 남태평양의 어느 환상적인 섬에 와 있는 것 같다. 출입문을 조심스레 열면 알록달록 산호초와 가지각색 물고기의 향연이 앞에 펼쳐진다. 잠시 그것들을 쳐다보며 멍하니 정신이 팔린다. 이윽고 세상 밖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극도의 고요함이 마치 우주에 홀로 있는 것 같다.

나는 다합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 인적 없는 해안에서 스노클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물 속 세상의 주인공들이 아침잠에서 미처 깨지 않았다. 내가 내는 숨소리마저 조심스럽다. 시간이 지나자 깨어나는 그들이 나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응답하듯 환하게 웃으며 오늘 하루도 이곳에서 머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합은 이집트 동부지역 시나위 반도 휴양도시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인들에게는 휴양지로 알려졌다. 칙칙함을 상징하는 나라의 색과는 전혀 다르다. 결코 이집트 같지 않다. 버스로 이동할 경우 카이로에서 8시간이 넘도록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이동 중에는 최소 두세 차례 이상 총으로 무장한 군인들로부터 소지품 검사를 받는다.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게 좋다. 다합에서 택시로 1시간 거리에 샴웰세이크(공항명 SHH) 공항이 있다.

다합은 힘들게 도착한 여행자에게 그만큼 보상을 한다. 지상은 낙원이 따로 없고, 물속 세상도 화려하다. 주변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가 즐비하다. 연중 날씨도 좋은 편이라 시기에 상관없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장기여행자들이 여행 중반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문한다.

나도 유럽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잠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곳에는 해안을 따라 다이빙숍과 숙소가 늘어서 있다. 육지에도 사막에서 볼 수 있는 모래언덕이 있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축제라는 알코올을 마신 듯 행복해 보이고, 해안가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이들은 여유가 넘쳐난다.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많은 아카데미가 저렴한 가격에 숙소를 제공한다. 보통 5일 일정으로 오픈워터와 어드벤스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 이후 나이트록스 과정과 마스터과정을 지원할 수 있으나 시간이 꽤 소모된다. 자격증 시험은 이론과 실기 시험이 병행된다.

물 속 세상은 밖의 것과는 전혀 다르기에 많은 이론이 필수다. 기본 자격증을 획득하는 5일 동안 일과시간에는 수중에서 하루 3회 기본 기술을 배우고, 저녁에는 이론 수업을 병행한다. 만만찮은 일정이다. 보통 점심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거나 다이빙 직후 해안 노천 식당에서 해결한다. 저녁은 자격증 과정을 이수하는 수강생들끼리 돌아가면서 요리를 해먹는다. 이후에는 담소를 나누거나 기타를 치는 등 음주가무를 즐기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는 캐년, 블루홀(다이빙 포인트 명칭) 등 총 11회의 다이빙 실습과 이론 시험을 통과해 어드벤스 자격증을 발급받았다. 이후 며칠간 쉬면서 해안에서 선탠하거나, 스노클링에 나서며 여유롭게 보냈다. 이후 다른 이들과 함께 펀 다이빙(배움이 아닌 즐기는 의미의 다이빙)에 도전했다. 다이빙 기록지의 페이지가 채워질수록 수중에서 여유가 생기고 시야가 넓어진다. 물 속 세상의 매력에 흠뻑 취한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난파선을 볼 수 있는 ‘띠슬곰 투어’와 밤 바다의 고요함을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나이트 다이빙’을 꼽을 수 있다. 다합에는 최소 몇 주 이상 지내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이들이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찢어 버리기도 하는 여행자의 무덤 다합, 언젠가는 꼭 다시 갈 것이다.

[TIP 1] 유의사항 1일 3회 이상 다이빙은 피해야 한다. 체력 소모가 큰 해양스포츠다. 비행 하루 전에는 다이빙을 금지하고, 전날 과한 음주는 물 속 세상을 느끼기에 위험하다. 기본 기술을 익혔더라도 다이빙 시 꼭 파트너와 동행해야 한다. 물 속은 기압의 변화가 커서 수심 20m 이상 다이빙할 때에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나도 어느 정도 숙달되기 전까지 항상 이퀄라이징 실패로 고생했다. 매번 날숨을 과하게 쉬어 콧속 미세혈관이 자주 터져 물 밖으로 나오면 코피가 줄줄 흘렀다. 특히 산호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다이버 최소의 매너다. 10년에 1㎝밖에 자라지 않는 산호를 파괴하는 행동은 금해야 한다.

[TIP 2] 다이빙 자격증 획득 비용 (시기와 샵 마다 차이가 있음. 2013년 기준)
- 오픈워터 + 어드벤스 = 440달러, 나이트록스 = 100달러
- Fun Diving : 30달러/1회
- Trip Diving : 100~150달러/1일

#. 북아프리카의 유럽 : 알렉산드리아
애초에 알렉산드리아를 방문할 생각은 없었다. 다합 숙소에서 우연히 한 여행자를 만나기 전에는 솔직히 그런 도시가 있는 줄도 몰랐다. ‘숨어 있는 지중해의 진주로 유럽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어.’ 그의 호평에 이집트를 떠나기 전 여정에도 없던 이곳으로 향했다.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 제2의 도시로 혹자는 중동지역에서 여름이 가장 멋진 곳이다. 이곳은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원정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거점이었다. 이집트 점령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따 이곳을 수도로 새로 건설했고 이후 그리스·로마시대 이집트 문화의 중심지였다.

카이로 람세스역에서 19파운드(한화 3000원)을 내고 2등석 기차에 올라탄다. 어설프게나마 바다가 보이는 알렉산드리아의 호텔 방을 1박에 60파운드(한화 9000원)로 잡는다. 짐을 침대에 던지고 이 도시의 찬사에 대한 궁금증에 서둘러 거리로 나선다. 도시는 해안을 따라 형성돼 있다. 중심지에는 트램이 다니고 건물 느낌은 유럽 것과 흡사하다. 하지만 자세히 쳐다보면 지저분하고 낡아 있다. 역시 이곳은 이집트다. 해안을 따라 놓인 길을 걷는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나의 뺨을 스친다. ‘오늘도 낯선 곳에서 무사히 하루가 지나가다니.’ 감사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의식처럼 중얼거린다.

해가 질 무렵 해안가 어느 커피숍에 들어간다. 커피 한잔을 시키고 야외 테라스에 앉는다. 초라한 외관을 만회하려는 듯 멋지게 다리를 꼬고 지나가는 차와 사람을 구경한다. 이집트에 온 후 여행자를 만나지 못해 혼자만의 시간이 유독 늘었다. 다시 한 번 이번 여행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떠올려본다. 미생이라 자초한 이번 여행의 선택이 과연 최선인가, 합리적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다.

다음날 도시 몇 곳을 더 둘러본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카이트베이 요새 등 주요 관광지를 의미 없이 훑어본다. 장난감 성곽처럼 생긴 요새의 외부를 천천히 걷는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니 가슴 속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현지 관광객도 많다. 검은 히잡을 쓴 현지인들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빼꼼히 눈만 내민 채 카메라 셧터를 누르는 모습이 어느 여성과 다르지 않다. 성곽 모퉁이에 걸터앉아 멍하니 낚시하는 이들을 바라본다. 나의 남은 여정에 대한 고민과 정해지지 않은 본질적인 답만을 추궁해본다.

TIP 3] 알렉산드리아 명소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2300년 전 시대에 지어진 도서관으로 지중해 지역 지식의 원천이자 과학자들을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했다. 현재 리모델링 후 일반인도 운영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 카이트베이 요새 :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파로스 등대가 서 있던 자리다. 현재 이슬람 사원과 해군 박물관이 남아 있다. 이곳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데 최적의 장소다. 이밖에 콤 엘 데카, 스탠리 대교, 국제회의센터 등 볼거리가 있다. 근교의 킹 마리우트, 아부 미나 등 휴양도시도 다녀볼 만하다.

장기백 여행칼럼니스트 eyebuson@gmail.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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