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후폭풍 줄이려면, 韓中 FTA 2015년내 비준 서둘러야”

김재영기자

입력 2015-10-08 03:00:00 수정 2015-10-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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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타결 한국 대응’ 긴급좌담

7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긴급 좌담회에서 통상 전문가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최선의 단기 대응책은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을 서두르는 것입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인 TPP 지대가 탄생한 것과 관련해 한국이 서둘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 이미 맺은 FTA의 비준을 앞당겨 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리면서 향후 TPP 추가 가입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자간 무역협상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7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정부, 산업계, 학계 전문가가 참석한 긴급 좌담회를 열어 TPP 협상 타결로 급변한 세계 통상 환경에서 한국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자리에 모여 우선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한중 FTA의 의미와 과제를 짚었다.

―TPP라는 ‘메가 FTA’가 타결되면서 이에 소외된 한국은 바짝 긴장하게 됐다. 한국이 대응하는 최상의 방법은 무엇인가.


▽우태희 차관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은 TPP 참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입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상의 대응책은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 체결한 FTA의 비준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3국과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FTA 시장 규모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3.5%까지 올라간다. 일본의 시장 규모가 TPP 협상 타결로 42.7%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한국에 못 미친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시장이고, 베트남 뉴질랜드도 TPP 회원국이기 때문에 한국이 맺는 FTA의 의미가 작지 않다.

―TPP 협상 타결로 한국이 구축해온 FTA의 효과가 무력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
=TPP 협상 타결이 양자 FTA의 선점 효과를 상쇄하지는 않는다. 한미 FTA는 2012년에 시작돼 벌써 3년여 동안 효과를 누려왔고 관세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TPP는 빨라야 2017년에 시작된다.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TPP 회원국인) 호주와 별도로 FTA를 체결한 것도 이런 이유다. 조금이라도 먼저 호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임정빈 교수=TPP에서 원산지, 국영기업 등과 관련된 규범은 전체 회원국에 공통적이지만 상품 양허(관세율 인하)는 국가마다 별도로 한다. 규범 자체를 만들 때 한국이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실제 양자 협상의 수준은 한국이 맺은 FTA보다 낮을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한중 FTA를 비준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과도하게 중국에 밀착된다는 오해를 사진 않을까.

▽우
=현재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더 열리기 전에 우리가 하루빨리 먼저 들어가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한중 FTA와 한미 FTA를 중심으로 환태평양 통합 시장을 연결하는 린치핀(linchpin·핵심축) 역할을 한다는 로드맵에 따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한중 FTA가 빨리 발효돼야 한다. 연내 발효를 위해서는 늦어도 11월에는 비준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김정관 부회장=정치적 고려보다는 철저하게 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중 FTA에 따른 연간 관세 절감 효과가 54억 달러에 이른다. 연내 발효될 경우 발효일에 즉시 1차 관세 인하, 내년 1월 1일에 2차 관세 인하가 이루어져 전체적인 관세 철폐 일정이 앞당겨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중 FTA로 우리가 얻을 실익은 무엇인가.

▽우
=중국의 관세 철폐 및 각종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 우리 수출기업의 대중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또 중국 시장 선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FTA 발효 시 10년간 실질 GDP는 0.96% 추가 성장하고, 약 5만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중국이 경제 성장 전략을 투자, 수출 중심에서 소비 위주로 전환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 한중 FTA의 관세 인하 효과가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농수산업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을 것 같은데….

▽우
=기존의 FTA에 비해 농수산품 개방 비율을 낮춰 최대한 우리 시장을 보호했다. 특히 쌀(협정 제외), 양념 채소류(고추, 마늘, 양파 등), 과실류(사과, 감귤, 배 등), 육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등), 수산물(조기, 갈치 등)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차단했다. 하지만 농수산업 일부 부문에서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취약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0년간 총 1조281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임=한중 FTA의 농산물 개방 수준이 다른 FTA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도 중국 농산물의 대량 수입으로 이미 우리 농업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중국과의 FTA를 사실상 농업 부문의 전면적 개방이라 인식하고, 향후 바람직한 한국 농업의 모습을 상정한 큰 틀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농수산업이 피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품질, 신선함, 안전성과 한류 열풍 등으로 중국 시장 내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8월 대중국 농산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한중 FTA가 우리 농업을 수출산업화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임=올바른 지적이다. 한중 FTA 체결은 상대국인 중국의 농식품 시장도 개방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농식품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수출품의 70%가 가공식품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농가 소득과 직결되지 않는다. 동식물 검역 등 비관세 장벽이 많은데 이걸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줘야 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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