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전통시장 살아야 내수 살아… ICT로 접근성 높일 것”

동아일보

입력 2015-09-01 03:00 수정 2015-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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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公 이사장

지난달 28일 만난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대형마트보다 더 싸고 편하게, 전통시장을 매력적으로 변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전국 시장 한 곳, 한 곳의 사례를 들면서 열정적으로 1시간 넘게 설명을 하는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의 메시지는 일관됐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살아야 내수가 살고 경제가 삽니다.”

2014년 1월 새롭게 출범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골목형 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등으로 시장 특색에 맞게 지원해 시장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을 해보니, 충남 공주시 산성시장과 경남 진주시 유등시장 등 전국 65개 시장의 하루 평균 매출액과 방문 고객 수가 지역별로 28∼53% 증가했다.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1990년대 이후 심각한 침체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지붕에 아케이드를 만들어주거나 주차장, 화장실을 개선해주는 ‘하드웨어’ 부분을 지원해왔다. 이에 못지않게 이일규 이사장이 주목한 것은 ‘소프트웨어’였다.

골목형 시장이 규모가 작은 시장의 특색을 찾아주는 것이라면, 문화관광형 시장은 물건뿐만 아니라 ‘문화’도 판다. 구미중앙시장의 경우, 구미에 박정희 생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조형물과 디자인을 적용했다. 공단이 상인회에 특색개발위원회를 두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특색개발위원회에는 시장의 역사와 전통을 아는 향토사학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문가들이 참여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어떤 점을 강조할지 전략을 짠다.

이 이사장이 특히 관심을 두는 부분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그 역시 가족과 함께 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손에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부천역곡시장을 시범시장으로 선정해 특별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선택하면 부천역곡시장 점포별로 가게 이름, 전화번호, 취급하는 상품과 가격을 볼 수 있다. 소비자는 가게마다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마지막에 스마트폰으로 바로 결제한 뒤 원하는 배송시간까지 선택한다. 주문이 끝나면 시장 내 ‘장보기 도우미’의 손길이 바빠진다. 점포별로 돌면서 소비자가 고른 물건을 한 바구니에 담는다. 그러면 배송도우미가 시간에 맞춰 배달해준다. 인근 시장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손가락만 까딱하면 편리하게 전통시장 물건을 살 수 있는 매혹적인 서비스인 셈이다.

누군가는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도 시대가 바뀌면 도태하는 것이지 굳이 살리려고 애쓸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이사장의 말은 다르다.

“소상공인이 600만 명이고 가족까지 하면 1200만 명이 넘습니다. 이 사람들 ‘으쌰으쌰’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내수가 살아납니다. 시장의 실패 부분이 있는 만큼 시장에만 맡겨놓을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제 시대정신은 ‘함께’입니다. 대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 상생협력 체제로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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