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야구경영’… 부산 끌어안기

한우신기자

입력 2015-09-01 03:00 수정 2015-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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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 직접 챙기고 투자 확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부산에서의 그룹 이미지 개선을 위해 프로야구단인 롯데자이언츠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롯데자이언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롯데그룹에 실망한 부산 민심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최근 회의에서 신 회장은 롯데자이언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 우수한 다른 팀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또 구단 운영 체계를 선진화하는 데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 회장이 야구단 챙기기에 나선 것은 롯데자이언츠가 부산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롯데자이언츠는 1982년 창단 때부터 부산을 연고지로 뒀기 때문에 부산 시민들은 ‘롯데는 부산 기업’이라고 인식한다. 롯데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담당하게 된 것도 이런 인식에 바탕을 뒀다. 롯데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부산에서 비난 여론이 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을 향한 부산 시민들의 분노에는 롯데자이언츠에 대해 축적된 불만도 큰 몫을 했다. 롯데자이언츠는 수년 동안 투자에 인색하고 간판선수를 홀대한다는 팬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작년에는 선수들 숙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었다. 올해 성적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를 직접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롯데자이언츠의 구단주는 신 회장의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실제 구단 운영을 책임져온 신동인 구단주대행(신 회장의 6촌 형)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그룹에 사표는 내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이 야구단을 직접 챙기려는 것을 신동인 대행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뜻을 같이했던 친족을 그룹 경영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롯데그룹은 앞으로 확대할 사회공헌사업을 신 이사장이 맡아온 기존 재단에 맡기지 않고 그룹 정책본부 차원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측은 “종전에 신동인 대행에게 맡겼던 구단 운영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미”라면서도 구단주 변경에 대해서는 “현재 신 총괄회장이 구단주로 돼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구단주를 맡는 것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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