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인상 재점화… 피셔 “물가 2% 오를때 기다릴수 없어”

유재동기자

입력 2015-08-31 03:00 수정 2015-08-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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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3.7% 고성장에 분위기 반전… 연준내 긴축론 對 완화론 기싸움
9월 16, 17일 FOMC서 최종 결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를 놓고 연준 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멈칫하게 했던 중국발(發) 금융 불안의 향후 전개 방향이 이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사진)은 29일(현지 시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연설하면서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 등 최근 물가 상승을 억눌렀던 요인들이 이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2%가 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피셔 부의장의 언급은 물가 목표치에 얽매이지 않고 그 전에라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셔 부의장은 이와 별도로 진행한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비롯된 최근의 시장 불안이 9월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당초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발 쇼크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로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잇단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는 와중에 미국마저 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도 지난주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설득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말해 연준의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27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3.7%)이 기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세계 경제 전체는 몰라도 적어도 미국 경제 하나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연준 내에서도 매파(통화 긴축론자)와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의 ‘기 싸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은 9월 이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들과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등을 감안해 16, 17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당장 9월 4일로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연준이 9월에 금리 인상을 개시하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셔 부의장은 “우리는 금리를 빨리 올리려는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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