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무용지물’이 아이디어를 만나면 보석이 된다

김종현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정지영기자

입력 2015-08-17 03:00:00 수정 2015-08-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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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재활용 사업 성공사례

《 ‘무용지물(無用之物)’은 말 그대로 쓸모가 없는 물건을 의미한다. 하지만 버려진 물건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결합하면 무용지물이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무용자원을 만드는 방법과 이를 통한 사업화에 성공한 구체적인 사례가 실린 DBR 182호(8월 1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무용자원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무용자원에 다른 유용자원을 첨가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한 뉴욕의 패션 업체는 여러 중고 매장에서 구입한 의류에 새로운 디자인과 액세서리를 추가한 제품을 출시해 패션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별한 조작 과정을 거쳐 무용자원을 무용자원이 되기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도 있다.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정과 공장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녹인 뒤 냉각하면 검은 빛깔의 혼합유와 가연성 가스가 추출된다.

무용자원만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위스 가방 브랜드인 ‘프라이타크(Freitag)’다. 프라이타크는 1993년에 첫선을 보인 뒤 독특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버려진 물건들을 가지고 패션용품을 만든다. 화물차 덮개용 천막을 가방 몸체로, 차량용 안전벨트를 가방 끈으로 사용한다. 가방 가장자리에는 자전거 바퀴의 튜브를 재활용한 것을 덧대기도 한다. 폐품으로 만든 가방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무용지물에서 커다란 가치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필드터프(FieldTurf)라는 회사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나이키로부터 매년 버려지는 신발을 공급받아 폐신발 밑창을 원료로 고급 인공잔디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로부터 공인 인증을 받아 전 세계 주요 경기장의 바닥재로 쓰이고 있다. 땅에 매립되면 환경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신발 밑창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회사는 저렴하게 원자재를 조달하고 환경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여러모로 이득이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폐품을 활용하겠다는 발상이 새로운 수익사업을 창출한 원동력이 됐다.

영국 해군은 퇴역전함 ‘스킬라’호를 침몰시켜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다이빙 장소를, 해초와 물고기들에게는 천적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서식처를 제공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해군은 길이 113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배 내부에 물고기들이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주고, 수중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해 바다 밑으로 가라앉혔다. 수중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과학자들이 수중생물의 생태 연구를 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쓰이고 있다. 평범한 바닷가 마을에 불과했던 이 지역은 수중 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다이버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리면서 훌륭한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지금까지 주로 바다에 매립됐던 축산 분뇨 역시 에너지 발전에 쓰이고 있다. 축산 분뇨를 태워 난방을 할 수 있는 건조탄화기술이 개발되면서 분뇨 1t에서 약 10만 Cal 이상의 열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의 분뇨도 발전에 활용되고 있다. 영국 런던중앙박물관은 구내 화장실에서 발생한 인분을 이용한 메탄가스 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300만 명에 달해 이들의 배설물을 활용하면 박물관 운영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기요금과 난방비를 자체 발전으로 충당할 수 있고 오물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김종현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정리=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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