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국가 R&D 역량 모아 감염병 대응을

동아일보

입력 2015-06-29 03:00:00 수정 2015-06-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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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의 변화와 국가 간 교류 확대로 인류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2002년), 신종플루(2009년) 등 신·변종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발생 빈도도 늘어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도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해외 여행객 증가로 국내에서 발병하지 않았던 인수공통감염병인 라임병(2012년)이나 웨스트나일열(2012년) 등이 발견됐고 올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다. 새로운 감염병의 유입, 확대는 우리가 대처해야 할 과제로 다가왔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유행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심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메르스 감염에 따라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있다. 감염 의심자들은 힘든 격리 생활을 통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감소, 국내 경기 침체 등 국민의 경제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신·변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바이오헬스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인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감염병의 확산 방지와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 원천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방제와 감시 등 감염병 통제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은 EU 집행위원회 자체 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감염병 연구를 지원하는 한편,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를 활용해 감염병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유럽 내 공동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진단·치료 기술 개발 등 과학적 R&D를 통해 감염병에 대비하는 한편, 질병통제 기관을 활용하여 감염병을 관리하는 체제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진국 사례에 비춰 볼 때 향후 메르스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가 기울였던 노력보다 더 차원 높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의 감염병 유입 차단 및 확산 방지 측면을 재정비하고 체계적인 감염병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감염병 예방, 진단, 치료, 방역·소독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범국가적 R&D 체계를 구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부처가 감염병 관련 R&D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일부 성과도 있었으나 규모나 내용 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민간 부문에서도 백신 등 감염병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을 배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관이 협력해 감염병 R&D 역량을 제고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신종 감염병 R&D에 대해서는 앞으로 R&D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미래부, 복지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R&D를 통괄하는 로드맵을 만들고 이에 따라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감염병과 관련된 정부와 민간의 R&D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투자와 관리 시스템을 갖출 때 보건당국의 감염병 유입 차단과 확산 방지 노력도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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