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스타? 디와니야? 중동 쿠웨이트서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하정민 기자

입력 2015-05-11 16:11 수정 2015-05-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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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3월 박근혜 대통령 순방 다음달인 4월 쿠웨이트 정부 초청으로 5박6일간 쿠웨이트시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현지인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현지 취재를 통해 본 쿠웨이트 시장의 가능성을 키워드로 정리한다.


●와스타(wasta)

의류업을 운영하는 교민 강동진 씨(44)는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와스타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아랍어로 ‘인맥’을 뜻하는 와스타는 단순한 인맥차원을 넘어 영향력, 수수료 때로 뇌물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이다. 그의 말이다.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더라도 담당 공무원과 잘 아는 쿠웨이트 친구를 대동하고 가야 면허증이 나온다. 엄연히 법규에 정해진 대로 하면 되는데 매번 현지인을 통해야 하니 비효율이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싫든 좋든 와스타는 중동 국민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개념이다. 문화적 다양성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시작해야 한다.”


●디와니야(Diwaniya)

낮에는 금식해야하는 라마단 기간 동안 늦은 밤 가정집 1층 넓은 홀에서 열리는 모임이다. 새벽까지 각종 다과와 차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옛날 부족장이 부족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던 전통에서 기원했다고한다. 현지 알와탄 방송의 기자 마이 쉐하베딘 씨는 “얼마 전 타계한 알사바 전 국왕도 왕세자 시절 장기간 입원 후 퇴원하자마자 제일 먼저 참가한 모임도 디와니야였다”며 “누구든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민심파악 장소로 최적”이라고 했다.


●할랄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할랄’은 이슬람 음식을 통칭한다.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것’이란 뜻이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도축 처리 유통 포장된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을 총칭한다. 돼지고기와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면 안 되고 육류는 반드시 성인 무슬림이 ‘신의 이름으로’라는 주문을 외운 뒤 날카로운 칼로 정맥을 끊어 도살한 것만 먹어야 한다. 독이 없고,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지 않아야 하며, 사람의 건강을 해치면 안 된다는 ‘3무(無) 기준’도 충족시켜야 한다. 교민 이병옥 씨(67)는 “동물 피를 다 제거하지 않는 일반 도축과 달리 할랄식 도축은 피를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고 육질도 부드럽다”며 “웰빙 바람을 타고 세계 곳곳에 할랄 전문 식당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더 많은 전문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 관광

아랍인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단 음식과 음료를 즐기고 더위를 피해 저녁 9~10시에 식사를 하다보니 이빨과 위(胃)가 안 좋다. 이삼식 코트라 쿠웨이트 무역관장은 “한국의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중동사람들이 많다”며 “중동 특수를 ‘아웃바운드(outbound·한국에서 중동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인바운드(inbound·중동에서 한국으로)’까지 넓혀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경쟁력있는 산업이 의료관광”이라고 했다.


●청년보다 30, 40대가 취업 유리

교민 조성환 씨(60)는 “30대 후반~40대 후반 한국인들이 현지 취업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중동 회사들이 오너는 아랍인, 중간관리자는 고학력 인도인 이집트인 시리아인, 일반 근로자는 저학력 인도인 파키스탄인 네팔인 식의 인력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간관리자들의 경우 부정부패 및 ‘갑질’이 심해 근면성실하고 투명한 일처리를 하는 한국인들이 인기다. 한국 엔지니어들을 잘 쓰지 않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회사들도 지난해 직접 한국으로 가서 엔지니어를 공채하기도 했었다. 한국인들이 가장 취약한 ‘영어’만 극복되면 수요가 많기 때문에 유리하다. 급여수준도 높다.”

쿠웨이트시티=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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