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무조건 남보다 비싼 걸로” 배란기 여성의 소비심리는?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5-04-29 03:00 수정 2015-04-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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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이 오지 않은 여성은 약 28일 주기의 호르몬 사이클을 맞는다. 진화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 형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은 남성을 만나는 기회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외모를 가꾸는 데 더 많은 돈을 쓴다.

미국 텍사스대 경영학과 크리스티나 듀랜트 교수는 배란기 여성들의 무의식적 소비 행동이 단순히 비싼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비싼 물건을 사려는 경쟁적 동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그는 30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갖는 두 가지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청받았다. 첫 번째는 ‘다른 여자들은 1만5000달러짜리 반지를 갖고 당신은 7000달러짜리 반지를 갖는 상황’이고, 두 번째는 ‘다른 여자들은 1000달러짜리 반지를 갖고 있고 당신은 5000달러짜리 반지를 갖는 상황’이었다.

실험 결과, 비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은 두 번째 반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28.8%에 불과했지만 배란기 그룹에선 42.5%로 거의 두 배 가까이로 높았다. 즉, 배란기에는 경제적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내가 남들보다 나아 보이게 만들어주는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듀랜트 교수는 반지가 아닌 집을 구매하는 상황, 그리고 현금을 나눠 갖는 상황 등 다양한 설정으로 추가 실험했다. 여기서도 다른 여성보다 나아 보이려는 경향은 비배란기 여성들보다 배란기 여성들에게서 훨씬 강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남성일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보이지 않았다. 즉, 배란기 여성의 경쟁심리는 같은 여성을 상대로 할 때만 강해졌다.

여성이 자신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는 호르몬 주기에 따라 크게 변한다. 물론 기업이 개별 소비자의 호르몬 주기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같은 고객이라도 시기에 따라 구매의욕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융통성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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