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中증시… 韓투자자 “미워도 다시 한번”

정임수기자

입력 2015-04-01 03:00 수정 2015-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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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주식형펀드, 7년만에 자금 순유입

연초 이후 잠시 주춤했던 중국 증시가 잇달아 쏟아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다시 고속 질주하고 있다. 2월까지 3,200 선을 오르내리던 상하이 증시는 3월 한 달간 15%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3,700 선을 뚫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봤던 한국 투자자들도 이 같은 상승 랠리에 중국 펀드 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만 했던 중국 주식형 펀드에도 7년 만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59% 급등한 3,786.57로 거래를 마치며 200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700 선을 넘어섰다. 31일에는 장중 3,800 선까지 돌파했다가 전날보다 1.02% 내린 3,747.90으로 마감했다. 3,800 선을 찍은 건 2008년 3월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한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는 지난해 말까지 30%나 급등했다가 올 1월 중순부터 단기 과열을 우려한 당국의 규제 강화 조치로 잠시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3월 초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면서 ‘2차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런민은행 총재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밝힌 데 이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발표됐고 최근에는 시진핑 주석이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구체화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동력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중국 증시가 2차 랠리를 이어가자 국내 투자자들도 과거 대규모 손실의 ‘트라우마’를 딛고 중국 펀드를 찾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3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중국 주식형 펀드 152개에 총 258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중국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2008년 순유출 행진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금융 위기 직격탄을 맞고 중국, 홍콩 증시가 폭락한 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중국 펀드에서는 해마다 수천, 수조 원이 빠져나가 모두 10조6000억 원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중국 펀드 수익률이 만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올 들어서도 여전히 5003억 원이 빠져나갔지만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5260억 원이 몰리면서 중국 펀드 전체에 7년 만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이다. 중국 본토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26%로 국내 주식형 펀드(5.64%), 해외 주식형펀드(5.09%), 홍콩 투자 펀드(3.09%)보다 월등히 높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증시도 몇 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어 투자자들로서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미국, 유럽 증시도 뛰고 있지만 이들 국가보다 더 밀접하고 정보도 많은 중국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르면 9월에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한 ‘선강퉁’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증시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나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금융상품을 활용한 간접투자로 접근하라고 지적한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투자자를 붙잡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상하이 증시뿐 아니라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소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연이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27일 중국 선전 A주식에 투자하는 ‘신한BNPP 중국본토 중소형주 펀드’ 판매를 시작하자 첫날 하루에만 2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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