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흡수 막는 베네콜, 핀란드 중년남성 사망률 낮추는데 기여”

박창규기자

입력 2015-03-04 03:00 수정 2015-03-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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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콜 개발한 베스테르 박사

“1960년대만 해도 핀란드는 유럽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지요. 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한 것이 식습관 개선과 제가 개발한 베네콜입니다.”

핀란드의 기능성 식품 전문기업 라이시오에서 연구개발(R&D) 담당 임원을 맡고 있는 잉그마르 베스테르 박사(56·사진)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네콜은 충치 예방에 쓰이는 자일리톨과 더불어 핀란드의 대표적 건강 기능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과 분자구조가 비슷해 동맥경화 등의 원인이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베스테르 박사는 1989년 베네콜의 주요 성분인 식물 스타놀 에스테르를 대두유로부터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해 핀란드인의 건강에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베네콜의 개발 배경에는 핀란드 정부가 1972년 시작한 ‘노스 카렐리아 프로젝트’가 있다”고 말했다.

원래 노스 카렐리아 지역에 사는 중장년 남성들은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악 지역이다 보니 채소보다는 고지방, 고염분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특히 버터를 하루에 40∼60g씩 먹다 보니 몸속에 LDL이 많이 쌓여 심혈관계 질환이 흔했다.

이에 핀란드 정부는 고기보다 채소를 많이 먹고, 나트륨을 적게 먹는 등 식습관을 바꾸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운동은 노스 카렐리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 결과 핀란드 중년 남성의 사망률은 10만 명당 1328명(1969∼1971년 평균)에서 583명(2006년)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도 80% 이상 감소했다.

베스테르 박사는 노스 카렐리아 프로젝트에 착안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베네콜을 개발했다. 그는 “베네콜은 마가린과 두유, 발효유 등의 다양한 식품에 첨가된다”며 “핀란드 가정에서는 자일리톨처럼 베네콜이 들어간 마가린 등을 비치해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테르 박사는 국내 업체(롯데푸드)가 최근 출시한 베네콜 함유 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육류를 즐기는 풍토에서는 LDL 수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핀란드처럼 한국도 정부가 지속적인 식습관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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