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안방극장, 영화판을 흔들다

곽도영기자

입력 2015-02-23 03:00:00 수정 2015-02-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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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영화 매출 3년새 2배로

《 가족, 연인과 영화관을 찾는 ‘무비 고어(Movie Goer)’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TV로 영화를 즐기는 ‘카우치 고어(Couch Goer)’로 바뀌고 있다. 소파에 기대 ‘안방극장’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 좋아하는 간식을 두고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가정에서 인터넷TV(IPTV) 또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통해 가장 많이 구입해 관람한 영화는 ‘겨울왕국’이었다. 》

겨울왕국의 관람 건수는 모두 128만8537회. 가족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성상 4인 가족이 함께 봤다고 가정하면 관람객 515만 명을 웃도는 셈이다. 지난해 영화관 전체 흥행 순위 8위(‘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530만 명)와 9위(‘군도: 민란의 시대’·477만 명) 사이에 해당하는 규모다.


○ 급성장하는 ‘안방극장’ 시장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2014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산업 가운데 디지털 및 온라인 시장(TV 및 모바일, PC 등 총 합계)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2971억 원으로 2013년에 비해 11.0% 늘었다. 특히 이 가운데 IPTV와 케이블 방송을 합친 ‘TV 주문형 비디오(VOD)’를 통해 구입한 영화가 2254억 원으로 안방극장 매출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온라인 영화 시장에서 TV VO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3%에서 2012년 60.7%, 2014년 75.8%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가구가 TV로 구입해 본 영화 1위인 겨울왕국은 VOD 출시 1주 만에 28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몰렸다.

이 같은 ‘카우치 고어’ 현상은 기존 흥행의 척도였던 ‘박스오피스 순위’ 못지않게 ‘안방극장 순위’의 시장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 상영관에서 소외돼 온 중견·중소 투자배급사들이 관객과 만날 기회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중견 투자배급사인 와우픽쳐스의 이영주 과장은 “극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가 아닌, 중견·중소 투자배급사의 상영관 확보는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안방극장을 통해 ‘스크린 다양성’이 활성화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독과점 논란에 ‘합산규제’ 논의도

한편 이처럼 성장하는 국내 안방극장 시장을 두고 케이블 방송과 IPTV 업계에서는 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샅바싸움’을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IPTV와 케이블TV 가입자를 통틀어 1위는 KT(585만 건·IPTV 및 위성방송 결합상품 가입자)로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283만 건)와 LG유플러스(217만 건)를 크게 앞선다.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422만 건)과 티브로드(330만 건)보다도 많다.

독과점을 우려한 정부는 지난해 ‘통합방송법 개정안’ 작업을 진행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 규제 방안’을 포함시켰다. 각 사업자가 소유한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의 시장점유율을 모두 합쳤을 때 전체 유료방송 가입 가구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자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및 케이블TV 업계는 “독과점 방지”를 이유로 법안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나 업계에서 유일하게 IPTV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을 함께 가진 KT는 “시장점유율을 규제한다면 사업자가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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