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30만채, 관리비 증세 날벼락

김재영기자

입력 2015-02-13 03:00:00 수정 2015-02-13 09:00:1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2015년부터 대형 평형에 10% 부가세



경기 부천시의 전용면적 150m²대(옛 기준 공급면적 50평대)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53)는 최근 1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전달까지 13만7000∼13만8000원가량 나오던 공용관리비가 15만4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었다.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더니 “올해부터 대형 아파트 관리비에 부가가치세가 붙는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씨는 “집이 크긴 해도 매매가격이 3억5000만 원밖에 안 된다”며 “서울 소형 아파트 값에도 못 미치는데 세금을 내라니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용면적 135m²를 넘는 대형 아파트의 관리비에 부가세 10%를 부과하기로 한 뒤 이달부터 실제 오른 관리비가 청구되면서 대형 아파트 소유자나 세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인데 면적만을 기준으로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 대형 아파트에만 부가세 부과 논란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35m² 초과인 대형 공동주택 공용관리비 가운데 일반관리·경비·청소용역에 대한 부가세 면제제도가 지난해 말로 일몰 종료돼 올해 1월부터 과세로 전환됐다. 해당 주택은 전체 공동주택의 3%(약 30만 채)다.

전용면적 85m² 초과∼135m² 이하는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감안해 부가세 면제 적용 기한을 2017년까지 3년 연장했다. 전용면적 85m² 이하는 이미 2004년에 부가세가 영구 면제됐다.

이에 따라 대형 아파트 거주자는 이달 청구되는 1월분부터 관리비 부담이 월 8000∼1만5000원가량 늘었다. 한 위탁관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아파트의 경우 가구당 평균 관리비가 2만5000원까지 올라 주민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기재부 측은 “서민·중산층 지원을 위한 면세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아 과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서민·중산층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이 천차만별이라 면적 기준만으로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전용 167m²의 매매가격은 32억 원에 이르지만 지방의 경우는 대형 아파트라도 3억∼4억 원 수준인 경우가 많다.


○ 중·소형-대형 주민 갈등도

같은 아파트단지 내 입주민들 사이에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단지는 소형과 중형, 대형이 함께 거주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대형 입주민들은 “같은 관리·경비·청소 서비스를 받으면서 왜 우리만 세금을 내야 하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일부 단지에서는 대형 아파트 주민들이 ‘위탁관리’를 ‘자치관리’로 전환하자고 나섰다. 일반관리·경비·청소용역을 위탁관리업체에 맡기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고용하면 부가세가 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형 입주민들은 “관리하기 어렵고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든다”며 반대하고 있어 주민 간에 반목을 빚고 있다. 위탁관리업체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위탁관리업체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아파트 한 곳에서 위탁관리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이대로라면 영세한 업체들이 줄도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가세 외에도 올해부터 아파트 관리비 인상 요인이 줄줄이 있다. 올해부터 경비원들에 대해 최저임금제가 전면 적용되면서 과거 유예 부분에 대한 소급적용까지 포함하면 임금이 19%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부터 300채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면서 회계감사비용도 관리비에 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일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사무총장은 “대형 아파트에 살면 무조건 고소득층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저런 명목으로 관리비가 오르면서 주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경비·청소업체 직원을 줄이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