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전력난 없애고 한해 1000억 수익… 필리핀 발전사업은 韓電의 ‘숨은 효자’

이상훈기자

입력 2014-12-16 03:00 수정 2014-12-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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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화력발전소 3곳 건설 추진

한국전력 필리핀법인이 운영 중인 세부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법인 직원이 설명하고 있다. 세부=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국인에게 관광지로 유명한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 인구 300만 명이 사는 이곳에서 몇 년 전부터 전력난, 정전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한국전력이 세부에서 석탄화력발전소(200MW)를 운영하며 안정적 전력 공급에 나선 뒤에 나타난 변화다.

필리핀은 한전이 처음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나라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중유화력발전(650MW) 운영사업으로 해외사업을 처음 시작한 한전은 이듬해 일리한 가스복합화력(1200MW) 건설 및 운영사업을 따내면서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섰다. 2011년부터는 세부 석탄화력의 건설과 운영을 맡아 필리핀 발전설비의 10%를 책임지고 있다. 필리핀 내에서 4위, 외국기업으로는 2위의 발전사업자다.

조창용 한전 필리핀법인장은 “세부 주민들은 한전이 발전을 맡은 후 고질적인 정전이 없어졌다고 매우 좋아한다”며 “현지 직원들에게 필리핀 평균 근로자 임금의 4∼5배를 주기 때문에 직장으로서도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필리핀 발전사업은 한전의 대표적인 ‘효자사업’이다. 지난해에는 2억8500만 달러(약 3132억 원)의 매출을 올려 1014억 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특히 세부발전소의 경우 한전이 연료 조달부터 전력의 생산, 판매 등 모든 과정을 책임져 명실상부한 ‘자립 해외사업’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필리핀 발전사업처럼 수익성이 높은 해외 발전사업은 드물다. 대부분의 해외 발전사업은 20∼30년의 운영 기간 일정한 금액에 생산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을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는 안정적인 운영은 가능해도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전은 필리핀에서 발전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세부발전소 인근을 비롯해 3곳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고 현지 정부가 요청하는 배전 승압공사 사업도 맡을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추가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전은 필리핀의 주요 전력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필리핀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해 수익 창출과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세부=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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