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베트남 FTA 타결… 역대 15번째

이재명기자

입력 2014-12-11 03:00 수정 2014-1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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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개시 28개월만에 성사, 495개 품목 추가 개방… 쌀은 제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뒤 왼쪽)와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FTA 체결은 현 정부 들어 호주,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에 이어 다섯 번째다. 부산=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과 베트남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호주,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에 이어 5번째, 역대 15번째 FTA 타결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이날 부산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한-베트남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협상 개시 28개월 만이다.

베트남은 인구 9000만 명의 신흥시장으로 매년 5∼6%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향후 중산층 대상 소비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베트남이 속해 있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이미 FTA 상품 협정을 발효 중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동남아 생산기지로 활용하면서 추가 자유화 요구가 높았다.

그래서 양국 FTA 협상은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되지 않은 품목을 추가로 자유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양국은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하지 않은 승용차와 화물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생활가전 등 약 200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베트남은 처음으로 전자상거래 분야를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도 품목 수로는 495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하게 되며 건조 또는 냉장 상태의 마늘, 생강 등 농수산 품목도 일부 추가된다. 쌀은 협정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한-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베트남의 시장 자유화율은 수입액 기준으로 현재 86.2%에서 92.2%로 6.0%포인트 올라간다. 한국의 자유화율도 91.7%에서 94.7%로 3.0%포인트 올라가게 된다.

정부는 앞서 2009년 발효된 일본-베트남 FTA 탓에 우리 기업이 가격 경쟁 면에서 일본에 불리했지만 이번 FTA 체결로 일본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합의함에 따라 유리한 조건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내년 추진 예정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11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막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라오스,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6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연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언론에 낸 기고문에서 “한국과 아세안 경제성장의 기초를 이룰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아세안 문화를 소개할 ‘아세안 문화원’을 한국에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회의는 2009년에 이은 두 번째 특별정상회의로 박근혜 정부가 국내에서 주최하는 첫 다자정상회의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9월 유엔 총회를 시작으로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이어진 다자 정상외교를 완결짓는 무대이기도 하다.

부산=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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