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돈, ELS펀드에 꽂혔대”

김재영기자

입력 2014-10-16 03:00 수정 2014-10-1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ELS 단점 보완상품 인기

초저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주식시장도 밋밋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발행액이 50조 원에 달해 주식형펀드 규모에 육박하면서 ‘국민 재테크’라고까지 불릴 정도다. 이처럼 ELS에 돈이 몰리는 것은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ELS의 단점을 보완해 여러 ELS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형태의 상품도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 개별株-주가지수 연계해 수익 결정

ELS는 개별 주식 가격 또는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에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투자자금 60∼90% 이상의 금액으로 채권 등을 매입해 만기 시 투자원금을 확보한 후 나머지 자금으로 주식, 파생상품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사전에 정한 2, 3개의 기초자산(개별종목이나 지수)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40∼50% 떨어지지 않으면 연 7% 안팎의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지수형 ELS의 경우 주식시장 자체가 반 토막 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 구간에 들어가는 ‘노크 인(knock in)’, 조기상환 조건 등 수익구조가 복잡해 초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심하면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을 수도 있다. 투자 기간에 손실이 난 상태에서 정해진 만기(보통 3년)까지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이 확정된다. 이후에 기초자산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도 손해를 만회할 방법이 없다.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만기일까지 돈이 묶인다는 것도 문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 중도 환매하려고 하면 평가가격의 3∼1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 초보자라면 ELS펀드로


최근에는 이 같은 ELS의 단점을 보완한 ELS인덱스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ELS를 기초로 산출된 지수에 투자해 ELS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만기가 서로 다른 13개 ELS의 수익구조를 지수화해 ‘삼성ELS인덱스펀드’를 8월 출시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투자한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도 20개의 ELS를 조합한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를 내놨다. 홍콩, 유럽 지수, 코스피까지 3개의 지수를 활용한다. 상대적으로 삼성운용은 수익률에, 한국운용은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반 ELS는 최소 청약한도가 보통 100만 원 이상이지만 ELS펀드는 펀드처럼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수시로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가입 후 180일 이전에만 환매하지 않으면 이익금에 별도의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일반 ELS처럼 조기상환이나 만기가 돼 다시 다른 상품에 재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물론 홍콩이나 유럽 지수가 급락할 경우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만기가 서로 다른 ELS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을 회복할 기회가 생긴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축구 성적에 투자하는 상품이 있다고 치자. 일반 ELS라면 스페인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손실이 확정된다. 하지만 ELS펀드라면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까지 기다려 반등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미리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받는 ELS와 달리 ELS펀드는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펀드처럼 기준가격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을 제외하면 ELS에 투자할 때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금 보장형 ELS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만 ELS 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수수료가 다소 비싸고 손익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