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추락하던 泰경제, V字 회복 기대감

동아일보

입력 2014-08-14 03:00 수정 2014-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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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윳 군사정권 들어선지 두달, 우려와 달리 빠르게 사회안정
내수 활성화-투자승인 간소화…국내외서 긍정적인 평가 받아
상반기 GDP ―0.4% 성장, 하반기엔 +4.3% 급반전 예상


태국에서 하반기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건설경기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은 올 하반기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상반기(―0.4%)보다 크게 높아진 4.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 제공
2014년 5월 22일. 국제사회는 2006년에 이어 태국의 쿠데타를 또 한 번 목격해야 했다. 1932년 왕정이 끝난 이후 벌써 19번째 군사 쿠데타다.

군부 수립 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태국은 당시 국제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반민주적 행위에 대한 내부 비판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군사정권 주도로 제정된 임시헌법이 국왕의 승인을 얻어 즉각적으로 시행됐고 조만간 임시정부가 구성될 예정이다. 또 군부는 내년 10월경 총선을 실시해 민정 이양을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규 KTB투자증권 태국법인 대표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이 이끄는 군사정권은 그간 정치 공백으로 누적된 사회 경제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 군부는 정권 장악 후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미뤄온 900억 밧(약 2조8881억 원) 규모의 쌀 매입대금을 농민들에게 한 달 이내로 신속하게 지급하면서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군부는 연내 일몰되는 법인세, 개인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등에 대한 감세정책 연장을 결정하는 등 하반기 내수 경제 활성화 조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내년도 예산(태국은 2015년 예산 회계연도가 9월부터 시작에서 내년 8월에 종료) 편성 작업을 서둘러 세출 총액을 올해보다 2% 증가한 2조5750억 밧(약 82조6317억 원)으로 편성했다. 2014년 하반기에 정부 지출을 늘려 공공투자 확대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를 꾀하는 것이다. 태국투자청(BOI) 의장으로 선출된 쁘라윳 참모총장은 투자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시행해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전권을 장악한 군부가 정치와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상반기 침체된 경제도 하반기 들어 V자형으로 급속히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군정 수립 이후 여러 경제지표는 태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6월 산업신뢰지수는 전달 85.1에서 88.4로 상승 전환했고, 수출도 6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도 78.2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B)는 올해 태국 경제성장률을 2% 이상 상향 조정했다. 이는 군정 수립 전 5월 발표한 0.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민간연구기관인 카시컨연구소도 올 하반기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상반기(―0.4%)보다 크게 향상돼 4.3%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쁘라윳 참모총장
다만 사회를 안정시킨다는 명목 아래 강압적인 통제 수단을 사용하는 군사정권의 지배구조 특성상 여러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군부는 쿠데타 직후 대국민 화합을 선언한 것과 달리 친(親)탁신 세력에 대해 대규모 축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잉락 전 총리의 경우 쌀 담보제도 비리에 대한 직무태만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부는 방만한 예산관리를 이유로 지방의회 선거마저 강제적으로 중지시키는 반민주적 조치를 단행했다. 또 사회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언론의 군정 비판 보도를 통제하고 있어 국민의 알 권리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시행된 임시헌법에는 임시내각 등이 대응이 불가능한 사태를 상정하여 현 군정의 핵심 권력기관인 국가평화질서평의회(NCPO)가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특히 내각 및 총리 임명 권한을 부여받게 될 국가입법위원회(NLA)의 과반이 전현직 군인들로 구성되고 쁘라윳 참모총장이 스스로 총리에 취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실질적인 군정이 내년까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우려에도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88.52%가 군부가 전권을 장악한 이후 삶에 대한 행복감을 되찾았다고 답변했다. 아직까지는 군부가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군부가 태국 국민의 믿음과 기대에 찬 눈빛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김정규 KTB투자증권 태국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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