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입맛 사로잡은 신라면, 해외매출 사상 최대

김유영기자

입력 2014-07-08 03:00:00 수정 2014-07-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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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차이나 상반기 실적 40%↑… 美시장 제치고 年매출 1위 예상

중국 베이징의 한 대형마트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신라면은 한국 특유의 매운맛을 살려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심 제공
‘매운 것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가 아니다(吃不了辣味非好漢).’

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월마트 젠궈루(建國路)점. 홍보 문구가 붙은 시식대 앞으로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이 시식대는 농심이 신라면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홍보 문구는 ‘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不到長城非好漢)’라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시식용 라면을 맛본 고객들은 신라면을 카트에 담아갔다.

신라면이 중국 대륙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심은 중국에서 신라면이 선전한 덕에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최대의 해외 매출액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농심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2억4500만 달러(약 247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특히 농심의 중국 법인인 ‘농심차이나’의 상반기 매출액은 9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나 뛰었다. 농심 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해외 매출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신라면은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통한다. 중국에서 신라면의 가격은 개당 4.5위안(약 730원). 중국 라면(2∼3위안)보다 비싼데도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신라면 인기의 요인은 맵고 얼큰한 한국적인 맛으로 제품을 차별화한 데 있다. 이런 맛은 기름진 음식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존의 중국 라면은 간장육수 수프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식감이 푸석한 중국 라면과 달리 쫄깃한 면발도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중국 라면은 한국의 컵라면처럼 면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익혀 먹는다. 그러나 신라면은 중국에서도 냄비에 끓이는 방식을 유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을 해외에 판매할 때는 보통 기존의 맛과 조리법을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키지만 신라면은 오히려 기존의 맛과 방식을 유지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여기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들이 여행지에서 신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이 나간 것도 신라면의 인기에 한몫했다.

중국의 라면 시장 규모는 한국의 5배인 580억 위안(약 9조4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농심은 중국의 내륙 시장까지 파고들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아마존, 이베이보다 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농심식품전문관’을 열고 신라면 판매에 나섰다. 현재 연 매출 1조 위안(약 163조 원)의 타오바오에서 제품을 직영 판매하는 한국 식품업체는 농심이 유일하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신라면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위주로 판매돼 왔다”며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중국 동남쪽의 해안과 내륙 시장에도 신라면을 판매해 중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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