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날, 골프장의 무한변신

동아일보

입력 2014-05-27 03:00 수정 2014-05-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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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밸리’ 12회째 그린콘서트
아이돌-중견가수 무료공연에 클럽 70% 할인 등 자선장터도


지난해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그린콘서트에 모인 사람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31일 오후 7시부터 열린다. 콘서트에 앞서 오후 2~6시에는 먹거리 장터, 이벤트 행사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한 행사도 예정돼 있다. 서원밸리 제공

해마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골프장의 무한 변신이 일어난다. 벙커는 씨름장이 되거나 두꺼비집을 만드는 모래 놀이터가 된다. 어디선가 후각을 자극하는 먹을거리 장터가 펼쳐진다. 기부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자선 바자회도 진행된다. 어둠이 깔리면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콘서트 무대가 열린다. 9개 홀의 페어웨이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한다. 31일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그린 콘서트를 개최하는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이다.

골프장은 일부 계층만의 공간이라는 선입견을 깨고자 1회 행사가 열린 것은 2000년. 골프장의 품격을 떨어뜨린다거나 잔디를 망친다는 우려 속에 3개 팀의 출연진과 1520명의 관람객이 참가한 게 그 시작이었다. 해마다 관심이 증폭되면서 지난해 3만8000명이 몰려들어 누적 관중 2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4만 명의 관람객이 예상되는 가운데 틴탑, 걸스데이, 비투비. 에이핑크, 박재범, 구창모, DJ DOC, 휘성, 유리상자, 바비 킴, 박학기 등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호화 출연진이 출동한다. 이 스타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의 정신에 동참하기 위해 출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무료 입장이며 경품 추첨에 쓰이는 초청권은 국내 주요 골프연습장, 서원밸리골프장, 캘러웨이 골프 대리점, 레저신문 사무실 등에서 배포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환경 보호에 협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오랜 세월 콘서트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지난해까지 4억 원가량의 자선기금을 모은 이 행사는 올해도 수익금 전액을 사랑의 휠체어보내기 본부 등에 전달한다. 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감수하며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사진)은 “지역 주민과의 약속이기에 지켜야 했다. 골프장을 하루 만이라도 기쁨을 나누는 마당으로 마련한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년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캘러웨이골프는 ‘사랑나눔 창고 대방출’ 행사를 통해 클럽과 액세서리 등을 최고 70%까지 할인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자선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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