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사건 죄송… 복지사각 없앨것”

동아일보

입력 2014-03-20 03:00 수정 2014-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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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한국 프로젝트]
129 콜센터 등 정책홍보 강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1시간 30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막힘없이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목소리에 흔들림이 감지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송파구 세모녀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문 장관은 “정부를 대신해서 불행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고 운을 뗀 뒤 “그동안 정부의 소홀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전화로 자신이 어떤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129 보건복지 콜센터의 홍보를 강화하고, 전국 지자체와 협력해 복지사각지대 일제조사를 진행하는 등 후속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129 보건복지 콜센터는 2005년에 시행된 정책이지만 예산 문제로 홍보가 중단돼 그동안 지지부진했었다.

복지부는 갑작스럽게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는 ‘선 지원 후 처리’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확대할 방침이다. 가정의 주소득원이 사망, 가출, 행방불명됐거나 성폭력, 화재, 학대 등을 당한 사람에게 선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

문 장관은 “송파구 세모녀 사건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은 그분들 스스로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셨다는 점이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도 국민이 모르는 것은 가치가 없다. 복지 확대를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게 전달체계를 개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도 가족의 재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부양의무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문 장관은 “복지의 문턱을 낮추겠다. 절차도 간소화해 복지 혜택을 알아보러 왔다가 서류 때문에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민관 합동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여러 시민사회단체, 기업과 함께 민관 합동으로 현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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