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韓銀총재 13일 마지막 금통위… 3월말 퇴임
동아일보
입력 2014-03-14 03:00:00 수정 2014-03-14 03:00:00
연공서열 타파 앞장 ‘개혁 전도사’… 오락가락 금리 정책 ‘불통 대명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재임 중 마지막으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집어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빛과 그림자 중에 빛이 더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 4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달 말 퇴임하는 김 총재는 이날 임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했다. 결과는 10개월째 기준금리 동결(2.50%). 이날의 금리 결정은 진작부터 예상된 바였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 밖이었다. 금융계의 이목은 오히려 김 총재가 밝히는 ‘퇴임의 변(辯)’에 집중됐다. 그처럼 평가의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숱한 논란을 일으킨 중앙은행 총재는 지금까지 한국에 드물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내 단 한 번도 마음의 여유나 편안함을 느낀 적이 없다”며 지난 ‘격동’의 세월을 회고했다. 본인이 추진한 한은 개혁이 조직 내에서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는 지적에는 “애써 부정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한은으로선 너무나 당연히 경험해야 할 개혁이었다”고 이내 반박했다. 이어 “한은은 국민의 중앙은행이지, 직원들의 중앙은행이 아니다”며 “사회와 유리된 한은의 벽을 낮추려고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2010년 4월 취임한 김 총재는 보수적인 한은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목적으로 각종 파격적인 개혁조치를 취했다. 우선 잇단 발탁·영입 인사를 통해 연공서열을 무너뜨리는 한편 성과연봉제를 확대해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또 “야근은 축복이다”, “사흘 밤낮 술 담배를 하면 죽겠지만, 사흘 밤낮 공부만 하면 죽지 않는다”는 등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끊임없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주문했다. 김 총재의 이런 노력은 일면 “‘한은사(寺)’로 불릴 정도로 절간 분위기였던 한은에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외부의 낙하산 총재가 개혁을 명분으로 60년간 쌓아온 한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혹평도 동시에 받았다.
통화정책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셌다. 취임 전부터 “한은도 정부다”라는 말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더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청와대의 금리인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며 순식간에 ‘매파’로 돌변했다. 또 금리인상 타이밍을 못 잡아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실기(失期)론’에 시달렸고, 금리 동결을 시사하고도 실제는 인하를 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행보로 ‘불통 중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활발한 해외 교류를 통해 한은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거꾸로 “너무 해외출장비를 많이 쓴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총재의 4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과(功過)가 병존했다”는 평을 내린다. 남준우 서강대 교수는 “한은의 독립성 훼손, 독불장군식 금리 운용은 문제였지만 보수적인 조직분위기를 바꾸려 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퇴임 후 계획에 대해 “파트타임으로 후학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며 대학 강단으로 돌아갈 뜻을 비쳤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지영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 4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달 말 퇴임하는 김 총재는 이날 임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했다. 결과는 10개월째 기준금리 동결(2.50%). 이날의 금리 결정은 진작부터 예상된 바였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 밖이었다. 금융계의 이목은 오히려 김 총재가 밝히는 ‘퇴임의 변(辯)’에 집중됐다. 그처럼 평가의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숱한 논란을 일으킨 중앙은행 총재는 지금까지 한국에 드물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내 단 한 번도 마음의 여유나 편안함을 느낀 적이 없다”며 지난 ‘격동’의 세월을 회고했다. 본인이 추진한 한은 개혁이 조직 내에서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는 지적에는 “애써 부정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한은으로선 너무나 당연히 경험해야 할 개혁이었다”고 이내 반박했다. 이어 “한은은 국민의 중앙은행이지, 직원들의 중앙은행이 아니다”며 “사회와 유리된 한은의 벽을 낮추려고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2010년 4월 취임한 김 총재는 보수적인 한은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목적으로 각종 파격적인 개혁조치를 취했다. 우선 잇단 발탁·영입 인사를 통해 연공서열을 무너뜨리는 한편 성과연봉제를 확대해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또 “야근은 축복이다”, “사흘 밤낮 술 담배를 하면 죽겠지만, 사흘 밤낮 공부만 하면 죽지 않는다”는 등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끊임없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주문했다. 김 총재의 이런 노력은 일면 “‘한은사(寺)’로 불릴 정도로 절간 분위기였던 한은에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외부의 낙하산 총재가 개혁을 명분으로 60년간 쌓아온 한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혹평도 동시에 받았다.
통화정책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셌다. 취임 전부터 “한은도 정부다”라는 말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더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청와대의 금리인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며 순식간에 ‘매파’로 돌변했다. 또 금리인상 타이밍을 못 잡아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실기(失期)론’에 시달렸고, 금리 동결을 시사하고도 실제는 인하를 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행보로 ‘불통 중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활발한 해외 교류를 통해 한은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거꾸로 “너무 해외출장비를 많이 쓴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총재의 4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과(功過)가 병존했다”는 평을 내린다. 남준우 서강대 교수는 “한은의 독립성 훼손, 독불장군식 금리 운용은 문제였지만 보수적인 조직분위기를 바꾸려 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퇴임 후 계획에 대해 “파트타임으로 후학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며 대학 강단으로 돌아갈 뜻을 비쳤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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