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장거리노선 경쟁력 강화로 제2창업”

동아일보

입력 2014-02-11 03:00 수정 2014-0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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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지난해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며 한 해를 마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새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올 들어 9%대나 뛰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최근 화물운송 실적이 회복되면서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 작년 엔화가치 하락으로 日 노선 수익 악화

아시아나항공은 6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조4100억 원, 영업이익은 2360억 원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액 1조5300억 원, 영업이익 480억 원보다 못한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엔화가치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일본 노선의 수익이 줄어든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노선을 강화하고 단거리 국제선이나 국내선은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주로 맡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1일부터 부산∼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대신 이 노선을 에어부산으로 넘기기로 했다. 중·단거리 노선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에어부산에 승객을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거리용 신형 항공기도 도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새로 도입하는 에어버스의 대형 항공기 ‘A380’ 2대를 7월부터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투입한다. 좌석 수는 대한항공(407석)보다 많은 495석을 배치하는 대신 비즈니스석은 66석으로 대한항공(94석)보다 적게 운영해 수익을 높일 방침이다. 또 A380 기종을 내년과 2017년에 각각 2대씩 더 도입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운송업종의 업황이 좋지 않아 감소했던 화물 운송 실적도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주가 상승세에 지난해 말 새로 부임한 김수천 사장에 대한 기대감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어부산 사장에 재임하면서 2010년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흑자 전환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겼다.

김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매출 6조 원, 영업이익 1800억 원을 달성해 흑자로 반전시키겠다”라며 “올해를 ‘제2 창업 원년’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 외부 환경 변화 잘 이겨내야


아시아나항공은 운수업 특성상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환경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다행히 유가는 최근 하락 추세여서 큰 부담을 덜었다. 반면 최근 여행 수요가 많은 동남아 취항지가 정치적 환경적 요인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태국은 반정부 시위가 길어지는 데다 그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커 완전 복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지난해부터 한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지역 고급 항공사들도 한국-중동 경유 유럽행 노선을 계속 확대하는 추세다. 강현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강점을 가진 중국 노선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새로 도입하는 장거리 항공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원주 takeoff@donga.com·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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