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과거 영광 재현” 디트로이트에 등장한 타임머신車

동아일보

입력 2014-01-20 03:00 수정 2014-01-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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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미래는 백지야. 미래는 당신이 직접 만드는 것이라네.”

1990년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백 투 더 퓨처 3’에 나오는 대사다. 총 세 편으로 제작된 백 투 더 퓨처는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이다. 현실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과거,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꿈꾼다.

기자가 13, 14일 ‘2014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만난 미국 자동차업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토쇼 행사장인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는 ‘백 투 더 퓨처 2’에 나온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 ‘코비신트’가 미래형 자동차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실제 영화 촬영에 쓰인 차량을 유니버설 스튜디오로부터 대여한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올해 오토쇼를 과거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디트로이트의 영광을 재현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해 12월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 선고를 받는 등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도 미국 업체들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대표주자는 GM.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GM은 이번 오토쇼를 통해 콜벳 Z06(최고출력 625마력) 등 고성능 차량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 오토쇼는 GM 106년 역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메리 배라 사장의 데뷔 무대로도 주목을 받았다. 대형 고급세단 중심으로 라인업이 편성돼 있는 크라이슬러의 경우 중형 세단 ‘200C’를 공개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앨 가드너 크라이슬러 사장은 신차 발표 행사에서 2009년 한때 폐쇄됐던 디트로이트 인근 스털링 하이츠 공장의 가동 장면을 소개하며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이 더이상 정체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미국 업체들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여전히 남아 있는 강성 노조의 문제, 비효율적인 생산 체계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한때 거대한 국내시장을 등에 업은 채 세계 자동차업계를 호령하던 자존심을 접고 시장친화적인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국 업체들이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오토쇼를 계기로 미국 ‘빅3’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홍구·산업부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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