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평등이 세계경제 최대 위협”

동아일보

입력 2014-01-20 03:00 수정 2014-0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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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22일 개막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는 각국 중산층을 대거 몰락시키고 고질적 실업문제를 불러왔다. 소득격차로 인한 사회 불안이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다.”

스위스 유명 휴양지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22∼25일 ‘세계의 재편(The Reshape of the World)’을 주제로 열린다. 최근 수년간 휘몰아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이후 전 세계에 몰아닥친 폭풍이 정치, 사회와 기업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세계 경제의 미래를 그려 보자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심해진 소득 불평등과 전 세계 7500만 명에 이르는 청년실업자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핵심 의제다. 포럼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부자들의 사교장’이라고 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포럼의 주제로는 무척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올해 다보스 포럼 의제는 ‘리셋(재설정) 단추’를 누르자는 것”이라며 “세계는 여전히 너무 과도하게 위기관리 모드에 머물러 있다. 미래를 더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WEF는 개막 직전 펴낸 ‘글로벌 리스크 2014’ 보고서에서 31개 위험요인 중에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향후 10년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경고했다. 주요 세계 여론 주도층 700명과 심층 면접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2010년대 성년에 접어든 젊은이들이 고질적 실업과 미숙련, 빈곤에 시달리는 ‘상실 세대’로서 사회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WEF의 제니퍼 블랭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청년실업층이 주도한 아랍의 봄이나 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시위 사태는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불평등 문제를 더 참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말했다.

국제 사무직 노조 네트워크의 필립 제닝스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는 세계 경제를 일깨우는 자명종”이라며 “WEF 참가자들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격차, 생활수준 하락에 대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F 보고서는 이 밖에도 이상 기후와 기후변화 대응 실패, 수자원 위기, 재정적자,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등이 10대 경제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40여 개국 정상과 총리 등이 이번 연차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와 학자, 기업인 등 2500명이 참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전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한다. 월드스타 싸이도 21일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만난다.

마켓워치는 18일 이번 포럼에서 주목해야 할 인사 10명을 꼽았다. 소득 불균형 해소 문제와 관련해 2012년 저서 ‘불평등의 대가’를 펴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공격적 엔화 약세 정책과 과거사 문제로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다. 아베 총리는 22일 오후 ‘세계의 재편: 일본의 비전’을 주제로 연설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시리아 내전과 이란의 핵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제네바2’ 회담)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에 처음 참석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경제제재 해제, 서방과의 관계 개선 및 투자 유치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가장 강력히 반대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반응도 주목된다.

다보스 포럼은 60개 이상의 세션이 스트리밍 형태로 생중계되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장 분위기가 전달되는 등 디지털 형식이 강화돼 지구촌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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