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이진석 기자의 Car in the Film]세계의 히어로 ‘슈퍼맨’ 자동차가 태어나다

동아일보

입력 2013-12-20 03:00 수정 2013-1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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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 파워왜건/ 맨 오브 스틸

‘슈퍼맨’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히어로일겁니다. 첫 등장이 1938년 만화책부터였으니 75년이나 지구를 지켜온 셈이군요. 남자라면 어릴 적 망토를 두르고 그의 흉내를 내면서 골목길을 뛰어다닌 경험이 한 번쯤은 있겠죠.

또 다른 히어로 ‘배트맨’이 멋들어진 배트모빌을 타고 다니는 것과 달리 슈퍼맨의 자동차는 딱히 작품 속 존재감을 드러낸 적이 없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크립톤 행성의 외계인이니 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죠. 만화책에 등장한 ‘슈퍼모빌’도 실제 자동차를 모델로 삼았다기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을 통한 미래의 탈 것으로 묘사됐습니다.

그런데 슈퍼맨이 타는 자동차가 점차 베일을 벗고 있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프리퀄(과거 개봉된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 ‘맨 오브 스틸’을 통해서입니다. ‘슈퍼맨의 자동차’를 만드는 공인을 따낸 행운의 회사는 미국 크라이슬러입니다. 그룹 산하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인 ‘램’과 영화를 접목한 마케팅을 실시한 겁니다. 영화 속 슈퍼맨의 양부모가 농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법 어울리는 조합이죠.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슈퍼맨의 최신 영화시리즈를 후원하기 위해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각축을 벌였습니다.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크라이슬러는 이를 기념한 모델을 줄줄이 쏟아냈습니다. 영화 속에도 잠깐 등장하는 픽업트럭 ‘램 파워왜건’(사진)을 비롯해 소형차 ‘엡실론’과 ‘델타’의 슈퍼맨 모델인 ‘S-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차체 곳곳에는 슈퍼맨의 ‘S’자 로고 배지를 달았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이 차들을 선보이면서 ‘메트로폴리스산(Imported from Metropolis)’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메트로폴리스는 슈퍼맨에 등장하는 가공의 도시입니다.

슈퍼맨은 침체를 벗어난 미국 자동차회사를 구할 수 있을까요. 정작 영화 본편에는 자동차가 등장하는 장면이 적었지만 크라이슬러는 톡톡한 광고 효과를 누렸습니다. 영화가 개봉된 6월 이후 올 하반기(7∼12월)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최근 5년 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개봉 예정인 맨 오브 스틸의 후속편에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함께 등장한다고 합니다. 크라이슬러와 배트모빌의 맞대결이 그려지는 건 아닐까 기대됩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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