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학연-지연 줄서기문화 뿌리뽑고 수익성 떨어지는 사업은 재검토”

동아일보

입력 2013-07-13 03:00 수정 2013-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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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KB금융그룹은 은행부문의 비중이 너무 높다. 비은행부문의 다각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12일 KB금융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임영록 회장(58·사진)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우리은행이 아닌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익은 70%가량이 KB국민은행에서 나왔다. 자기자본기준 업계 17위인 KB투자증권과 2위인 우리투자증권이 합쳐지면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날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임 회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그룹보다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가와 시가총액도 열세”라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소매금융 분야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계속 여부를 과감하게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금융지점 제도 등 그룹 내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들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영업과 기업금융점포는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지시로 2011년 1월 통폐합됐다. 은행 내부에서는 개인과 기업금융 점포가 통합된 후 기업여신 관리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락스타 점포’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은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진출 지역의 비즈니스 환경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수익성 저하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부실여신을 줄이는 등 리스크관리에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도록 능력과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을 확대하고, 학연·지연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석 중인 국민은행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많은 고민 중이다. 영업력을 중요하게 생각해 좋은 사람을 뽑겠다”며 “이사진과 상의해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은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행장으로는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손광춘 전 KB신용정보 사장, 김옥찬 국민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허세녕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윤종규 KB금융 부사장, 이건호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이 최종 후보군에 올라 있다.

취임식 직후 노동조합을 방문한 임 회장에게 노조는 최근 은행장 인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외압설’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내부 출신 중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외부 출신보다는 오랫동안 은행에서 근무한 최 사장, 손 전 사장, 김 부행장, 허 사장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장 선임을 시작으로 이달 중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인사도 진행된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에 계열사 사장단과 지주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뒤 임 회장에게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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