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재취업 ‘CJ 리턴십’ 채용설명회 1000명 몰려

동아일보

입력 2013-07-05 03:00 수정 2013-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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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할 기회 꼭 잡을래요”

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CGV에서 열린 ‘CJ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 채용설명회에서 여성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CJ그룹의 리턴십은 출산 육아 등으로 2년 이상 경력이 끊긴 여성을 위한 채용 프로그램으로 원서 접수는 8월 8일까지다. CJ그룹 제공
면접이 아닌 단순 채용설명회 자리였지만 그녀들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꺼운 화장을 하고 정장 차림으로 온 여성도 많았다. 그만큼 일하고 싶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용산역 CGV에서 열린 ‘CJ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 채용설명회장에는 오전 10시부터 ‘아줌마’ 수백 명이 몰렸다. 모두 출산, 육아 등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던 주부들이다. CJ그룹의 리턴십은 2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만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계열사별로 30, 40대 여성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었고, 대부분 육아와 가사를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시간제(오전 10시∼오후 3시)도 포함시켰다.

이번 1기 리턴십 땐 150명 정도 모집할 예정이지만 이날 설명회장에는 1000명 가까이 찾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CJ 관계자는 “당초 4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가 오겠다는 사람이 많아 설명회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했다”며 “하루에 2000여 명이 리턴십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오는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다가 2008년 육아 문제와 회사의 권유로 그만둔 강채희 씨(36)도 두 살 된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설명회장을 찾았다. 강 씨는 “출산 전에 입던 정장을 입으려 했지만 몸이 불어 맞지 않았다”며 “남편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어 이번 기회를 꼭 잡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두 자녀가 중고교에 다녀 손을 덜게 된 정윤주 씨(43)는 “전업주부가 된 지 17년이 됐다. 영양사였던 경력을 살리지 못하고 보수가 많지 않아도 괜찮으니 일을 하며 무기력해지는 삶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상담을 진행한 CJ그룹 김정민 과장은 “의욕만큼은 청년 못지않고, 회사와 직군별로 경쟁률을 살피는 ‘눈치작전’도 펼쳐진다”며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J는 5년 동안 경력 단절 여성 200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 프로그램을 공유해 협력회사에 추가로 여성 일자리 2000여 개를 만드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고용률 70% 달성’ 목표를 세운 정부도 여성을 위한 ‘시간제 정규직’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지켜보며 호응해 주고 있는 분위기”라며 “계획대로 30, 40대 경력 단절 여성을 고용하겠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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