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내딛은 비핵화-FTA… 한발 떼다 만 탈북자 문제

동아일보

입력 2013-07-01 03:00 수정 2013-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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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방중 이후]3박4일 방중 성과와 한계

귀국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3박 4일 동안의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대통령 취임 후 미국 다음 방문지로 일본을 선택했던 관행을 깬 점, 한중 정상 모두 정권이 출범하는 해의 첫 만남이라는 점, 특히 두 정상이 오랜 인연을 맺어 왔다는 점 등에서 기대가 컸다. 시기적으로도 지난달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 6월 초 미중 정상회담 직후 추진되던 남북당국회담 무산 등 한반도 정세가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져 방문 전부터 양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관심도 높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가 지난달 29일과 30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5%포인트)에서는 응답자의 65.8%가 박 대통령의 방중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해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17.1%)보다 많았다. 이번 방중의 가장 큰 성과로는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 확보’와 ‘정치외교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각각 27.6%)가 꼽혔다.


○ 중 비핵화 의지 확인… 북핵 불용 적시 못해 아쉬움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명시했고 박 대통령의 통일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형성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에 고위급 외교안보협의체를 신설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역대 가장 심도 깊게 논의됐으며 중국으로부터 비핵화라는 강력한 표현을 이끌어 냈다”며 “중국 외교부장보다 높은 급인 국무위원이 참여하는 대화 채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형식과 내용 모두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방중 기간에 남북한이 자유로운 왕래를 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는 “한반도의 통일이 중국에 전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가 먼저 설명한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중국 내부에서 한반도 통일의 이해관계를 두고 향후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핵 불용’을 명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도 30일 배포한 외교분야 성과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점은 공통된 인식이었으나 대화의 조건으로 중국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우리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강조했다”고 말해 인식의 차이를 인정했다. 박병광 위원은 “탈북자 북송 문제를 제대로 언급하지 못한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양국 정상 간 신뢰가 실천으로 이어져야

박 대통령은 방중 전부터 ‘심신지려(心信之旅·마음과 믿음을 쌓아 가는 여정)’를 강조하며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양국 발전의 청사진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중 기간에 외교뿐 아니라 경제 및 인문·인적 교류를 강조한 것도, 각종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와 칭화대 연설에서 중국어를 직접 사용하고 중국 역사와 고사성어 등을 인용한 것도 양국 정부뿐 아니라 양국 국민 간의 친밀도를 높이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주의 완성 측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자체에만 의의를 둬 왔지만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요구한 대로 양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1개 협정과 7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앞으로의 실천이 중요하다”며 “특히 눈에 띄는 합의가 없었던 국방 분야에서도 내실 있는 정보 교환을 하면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주춤했던 한중 FTA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장원재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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