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선보다 1.5배 빠른 무선 상용화

■ 세계 최초로 LTE-A 서비스

SK텔레콤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배 빠른 LTE 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델들이 LTE-A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두 제품의 측정 결과가 다른 것에 대해 SK텔레콤은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011년 7월 1일 시작된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 서비스의 속도가 2년 만에 2배로 빨라졌다. SK텔레콤은 26일 세계 최초로 ‘LTE 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무선은 느리다’는 인식도 바뀌게 됐다. 기존에는 광케이블을 유선으로 끌어와 컴퓨터에 직접 연결할 때의 인터넷 속도는 최대 100Mbps의 속도를 내는 데 반해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이동통신망은 가장 빠른 LTE도 속도가 이론상 75Mbps에 그쳤다. 하지만 LTE-A의 속도는 150Mbps로 가정용 유선 인터넷보다 1.5배 빠르다. 800MB(메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한 편도 43초면 내려받고, 5MB 수준의 MP3 음악은 0.3초 내에 다운로드가 끝난다.

이 서비스는 서울 등 수도권과 대전, 충남북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뒤 점차 전국으로 확대된다.


○ 같은 요금, 2배 빠른 속도

SK텔레콤은 상용화를 시작하면서 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통신요금은 신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올랐는데 LTE-A는 LTE와 똑같은 요금을 받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초 LTE-A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발표하면서 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앞으로 LTE-A를 지원하는 새 스마트폰만 사면 요금제를 바꾸지 않고도 당장 LTE-A를 쓸 수 있게 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LTE-A를 쓸 수 있는 ‘갤럭시S4 LTE-A’를 선보였다. 각종 사양은 기존 갤럭시S4와 같지만 통신 속도는 2배로 빨라졌다. LG전자, 팬택 등 다른 회사들도 다음 달부터 LTE-A를 지원하는 새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2배 빠른 LTE-A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SK텔레콤은 이날 간담회에서 서울 강남역과 대전의 직원들이 본사와 LTE-A로 영상통화하는 것을 시연했다. 상대방의 모습은 마치 고화질(HD) TV를 보는 것처럼 또렷하고 선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3세대(3G) 통신망의 영상통화보다 음질은 2배, 화질은 12배 개선된 것이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한 화면에서 두 개의 야구경기를 볼 수 있는 ‘T베이스볼 멀티뷰’, CD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는 ‘플락(FLAC) 음악파일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 가속화하는 네트워크 경쟁

LTE-A 상용화에 따라 통신사 간 속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당장 LG유플러스는 LTE-A로 음성도 서비스하는 스마트폰을 다음 달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의 LTE-A 휴대전화는 데이터 통화는 LTE-A를 쓰지만 음성통화는 3G망을 쓰는데 LG유플러스는 음성도 LTE-A망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3G와 LTE-A를 번갈아 접속할 필요가 없어 스마트폰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고, 음성통화 품질도 높아진다.

SK텔레콤은 이번 LTE-A 개발에 사용한 ‘주파수 통합(CA)’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CA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하나의 대역처럼 묶는 기술로, 도로에 비유하면 분리돼 있는 1차로 2개를 하나의 2차로처럼 쓸 수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이용해 2015년에는 통신 속도를 LTE-A의 2배인 300Mbps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KT는 상대적으로 LTE-A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이다. 정부의 신규 주파수 할당에서 현재 자사가 사용하는 주파수의 인접 대역을 낙찰받으면 단숨에 기존 LTE 통신망의 속도를 2배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김호경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