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돈의 국경’ 만드는 금융거래세 논란, 왜?

동아일보

입력 2013-06-24 03:00 수정 2013-06-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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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채권 토빈세 폐지… “사볼까?” (동아일보 2013년 6월 6일자 A16면)

《 브라질 정부가 5일 해외에서 유입되는 채권에 대한 금융거래세(토빈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도입한 지 약 4년 만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에는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상담 문의가 쏟아졌다. 절세를 목적으로 한 고액자산가의 뭉칫돈이 브라질 채권시장으로 쏠릴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오랜 논란 끝에 ‘금융거래세’ 도입을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반면 브라질 정부는 채권 금융거래세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일명 로빈후드세라고도 불리는 이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거나 폐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또 다른 국경, 금융거래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2012년 6월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위대가 각 정상의 얼굴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왼쪽부터)가 ‘금융거래세’라고 쓰인 골대 옆을 지키는 가운데 ‘로빈후드팀’을 표방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마스크를 쓴 시위대원(오른쪽)이 골을 넣으려는 동작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여러분 모두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사실 금융거래세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라고 할 수 있죠.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저신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융기관들이 유동화해 마구잡이로 거래하는 과정에서 투기적 행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로 인한 비용을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되자,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던 거죠.

사실 이와 비슷한 개념의 논의는 그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단기성 외환거래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토빈세’ 도입 논의가 그것인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1972년 주장한 금융거래세의 일종입니다. 국가 간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여 ‘돈의 국경’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였죠.


○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 배경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선진국이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하는 이유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 즉 자국의 통화가 24시간, 365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종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투자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투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주식·채권·외환, 파생상품입니다. 이런 거래에 적용하는 세금이 금융거래세죠. 문제는 세계 금융시장이 점차 하나로 통합되면서 초단기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모펀드나 투자은행들은 선진국의 낮은 금리로 막대한 돈을 빌린 뒤 다양한 국가의 금융상품에 거액을 투자해 이익을 얻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교란했습니다.

특히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들은 이러한 투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죠. 1997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주범으로도 이러한 단기 투기성 거래가 지적되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러하였습니다.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특정 국가의 금융시장에서 순식간에 빠져나가거나 들어온다면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치며, 경제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금융거래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면 무분별하고 위험이 큰 금융상품 거래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거지요. 또 피해 발생 시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활용해 공적자금으로 사용하자는 취지가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의 기본적인 배경입니다.


○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 재점화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푼 미국이 다시 돈을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으로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외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EU인데요, EU 회원국들은 최근 금융거래세 도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금융기관의 주식·채권 거래에 대해 거래대금의 0.1%를,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0.01%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데, 세율을 다소 낮추고 도입 시기도 늦추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합니다. EU 집행위원회는 금융거래세가 도입되면 27개 회원국이 추가로 거둘 수 있는 세금이 연간 571억 유로(약 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성훈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논란도 큽니다. 예를 들어서 산업에서 금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의 경우 금융거래 자체를 위축시켜 금융실업자를 양산하고 세금도 기대만큼 거둘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1984년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였으나 금융자본의 절반 이상이 영국으로 빠져나갔던 아픈 경험이 있는 스웨덴도 반대합니다. 결국 1990년 이 제도를 폐지하게 되었죠. 미국은 월가의 로비에 막혀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주식 매도 금액의 0.3%를 증권거래세로 거둬들이는 등 금융거래세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 국제 공조가 중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나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은 투기자본의 교란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거래세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금융거래세 도입이 성공하려면 국제공조가 필수입니다. 특정 국가만 세금을 부과한다면 투기자본은 활동에 유리한 비과세 국가로 몰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성훈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금융기관 수장에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잇달아 낙점되면서 ‘○○○ 시대가 다시 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MOFE)와 이탈리아의 유명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재무 관료들이 마피아처럼 세력을 구축해 금융권을 장악하는 것을 빗댄 이 용어는 무엇일까요.

① 모피아 ② 국피아 ③ 마피아 ④ 산피아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26일(수) 오후 5시

▽시상=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7월 1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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