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150개 국내기업 땀방울이 성공의 밑거름

동아일보

입력 2013-01-31 03:00 수정 2013-01-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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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총조립 맡고… 현대중공업 발사대 제작, 한화 핵심 추진부품 개발

나로호의 발사를 그 누구보다 긴장하며 지켜본 국내 기업들이 있다. 바로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150여 개 기업이다. 나로호 개발과 발사 운영 총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맡았지만 부품 설계 및 제작, 지상시험 시설 개발, 발사체 조립 등에는 국내 기업들의 땀방울이 맺혀 있다.

대한항공은 오랜 항공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나로호의 총 조립을 맡았다. 국내 위성 개발 태동기인 1993년부터 대한항공은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 1, 2호 위성 본체와 태양전지판 구조물을 설계·제작하며 독자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번 나로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의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나로호 발사대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4만7353m²(1만4324평)의 터에 이렉터(Erector·거치대), 추진체 공급설비 등을 갖춘 발사대와 발사장의 주요 공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간 쌓은 용접기술을 활용해 발사대를 일체형으로 제작하고 중량을 줄였다. 2년 넘게 걸릴 것이라던 러시아 기술진의 예상과 달리 19개월 만에 발사대 제작을 완료하고 부품도 국산으로 대체하는 등 우수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화는 나로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추진계통을 제작했다. 인공위성을 본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킥 모터를 비롯해 발사체 구동장치, 파이로테크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나로호에 장착된 추진계통은 화약을 터뜨려 추진력을 얻는 고체연료 로켓으로 액체 연료 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취급이 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페이로드 페어링부, 위성 어댑트부, 탑재부 등 외부 기체의 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자동차부품 제조를 주로 하는 두원그룹의 계열사인 두원중공업은 1970년대부터 방위사업에 뛰어들어 화력 장비, 사격 통제 장비, 유도무기 기체를 생산해 왔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의 옷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소재를 개발했다. 나로호 기체에는 카본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든 고강도 탄소섬유가 사용됐다. 나로호 최상단에 위치한 페이로드 페어링 표면에 씌운 단열재도 한국화이바 제품이다.

2008년 12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두산DST는 발사체의 전 비행 과정을 관리하면서 위치를 알려주는 핵심장치인 관성항법유도장치를 독자 개발해 나로호에 장착했다. 대공·유도무기체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테크윈과 비츠로테크는 연료를 엔진으로 보내는 터보펌프를 만들었다. 서홍금속과 하이록코리아는 액체 추진체 공급계를 제작했다. 발사추진체 연소설비의 시험 및 시공에는 한양이엔지가 참여했다. 스펙은 연소기와 가스발생기를 만들었다.

제어분야에서는 추력기시스템 제작에 한국항공우주산업, 퍼스텍 등이 참여했다. 네비콤은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와 안테나를, 또 단암시스템즈와 엠티지는 송수신기를 제작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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