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연구방법 경제학에 적용… 국가간 경제적 영향력 분석해낸다

동아일보

입력 2013-01-04 03:00 수정 2013-01-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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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윤성로 교수팀 개발

국내 연구진이 생명과학에서 쓰는 연구방법을 경제학에 적용해 국가 간 경제적 영향력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윤성로 교수팀(사진)은 생물정보학의 기법을 이용해 장기간의 복잡한 경제지표를 분석하고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보통 경제학에서는 주가, 환율 등의 경제지표를 오랫동안 모아 놓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경제현상을 예측한다. 이때 물리학 개념인 ‘엔트로피’를 이용하면 두 나라가 주고받은 정보의 양과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방식으로 두 나라 이상의 국가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경제현상을 분석하기는 어렵다는 것.

연구팀은 생물정보학에서 복잡한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와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물질의 상호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경제에 영향력이 큰 18개국을 대상으로 1994년 1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주가, 환율, 무역수지 등 5개 경제지표를 모아 분석했다. 먼저 물리학적 방법으로 두 나라 사이의 개별 네트워크를 분석한 뒤, 생물정보학 기법으로 개별 네트워크를 병합해 국가 간의 경제적 영향력을 파악한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외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이후 외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웃 일본의 영향력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한편 독일은 유럽연합 내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윤 교수는 “생명과학과 물리학의 연구방법을 융합해 경제 분야의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이 기술은 기상이나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도서관학회지 ‘플로스원’ 2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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