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만 봐도 용돈 대박” 청소년 유혹하는 앱

동아일보

입력 2012-12-10 03:00 수정 2012-12-3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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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복권-피라미드 방식도

“출퇴근 시간에 차를 기다리면서 간단히 용돈을 벌 수 있어요.”

“커피 값이나 아껴보려고 시작했는데 4개월 동안 400만 원 넘게 벌었습니다.”

최근 포털 사이트에서 ‘용돈 버는 앱’이나 ‘돈 버는 앱’ 등을 검색하면 이런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소개하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은 이른바 ‘리워드’ 방식의 모바일 광고 앱이다. 스마트폰으로 30∼60초 분량의 동영상이나 플래시 광고를 보면 일정액을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앱 운영업체들은 기업들의 광고를 유치한 뒤 광고비의 일부를 광고를 본 사용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를 자신들의 수익으로 챙긴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앱 안에 마련된 모바일 쇼핑몰에서 커피, 케이크 등을 살 수 있는 쿠폰이나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렇게 “광고를 보고 돈도 번다”는 앱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앱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종류도 ‘브왈라’, ‘캐시슬라이드’, ‘돈버는 놀이터’, ‘앱 팡’, ‘애드라떼’ 등 10여 개에 이른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하자 과거 인터넷 광고가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하지만 리워드 앱들이 난립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스마트폰만 열어도 현금이 팡팡 터진다’ 등 과장된 문구로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피라미드 방식으로 고객을 늘리는 사례도 등장했다. 기존 사용자가 앱을 추천하면 500∼1000원의 적립금을 추가로 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는 “한 달 만에 몇만 원을 벌었다”며 가입을 유도하고, 추천인으로 자신의 ID를 넣어 달라는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고등학생 차모 군(16)은 “돈 버는 앱에 가입해 달라는 친구들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온다”며 “몇몇은 누가 더 많이 돈을 모으는지 경쟁을 벌일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업계에서는 이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가입자들이 짧은 시간에 수백만∼수천만 원을 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가 광고 한 편을 볼 때마다 받는 적립금이 대개 1000원 미만인데 하루에 서비스되는 광고 수가 3∼5개 정도로 많지 않은 데다 시청 횟수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볼 광고가 많지 않으니 벌 수 있는 돈도 제한이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복권처럼 사행성을 조장하는 앱도 나왔다. 브왈라는 광고를 보면 자동으로 응모가 되고 추첨을 통해 한 명이 모든 적립금을 가져가게 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일부에게 적립금을 몰아주고 있다. 이들은 회사 블로그에 “1분을 투자하면 적게는 1만 원, 많게는 1000만 원까지 벌 수 있다”며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브왈라를 서비스하는 유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법률적 검토를 했는데 직접적으로 현행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고 해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앱 장터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사전 필터링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간 영역이기 때문에 당장 손댈 방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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