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갑 필요 없어요”

동아일보

입력 2012-12-06 03:00 수정 2012-12-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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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스마트 금융서비스 ‘모카’ 시작

‘양치기 소년’ 같았던 모바일 결제 시장이 이번엔 열릴까.

표현명 KT 사장은 5일 서울 KT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고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모카’라는 이름의 새로운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다.

휴대전화가 신용카드와 지갑을 대신한다는 개념의 모바일 결제는 휴대전화가 보급되던 초기부터 다양한 형태로 시도됐다. 하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통신사와 금융회사, 유통업체 등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합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용카드를 꺼내는 것보다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는 방식의 결제가 더 불편하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곧 모바일 결제가 지갑과 신용카드를 대체하리라는 통신사의 호언장담은 늘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물거품이 되곤 했다.

KT가 선보인 모카는 이런 불편을 여러 부분에서 해결했다. 우선 소비자가 쓰기 편하다. 기존 모바일 결제는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금 쓰는 신용카드의 혜택이 많아도 이를 포기해야 했다. 신용카드를 만들기 힘든 청소년 등은 아예 접근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모카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마켓에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여기에 기존 신용카드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카드 발급이 어렵다면 은행계좌를 연결해 모카앱을 직불카드처럼 쓸 수 있고 백화점상품권도 등록된다. 뭔가를 새로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신한카드, BC카드, KB국민카드 등 주요 은행과 카드사가 제휴사로 참여했다.

결제 방식도 간편하다. 카페베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교보문고 등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열고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바코드가 화면에 나온다. 이를 매장 직원이 바코드 리더로 읽으면 결제가 끝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도 앱만 내려받으면 쓸 수 있다.

금융회사와 통신사, 가맹점 사이의 이해관계 조율도 잘 이뤄졌다. 스마트폰 결제가 늘어나면 스마트폰 사용이 늘기 때문에 통신사도 이익을 본다며 KT가 수수료 수입을 포기한 덕분이다. 금융회사도 신규 카드 발급 비용이나 계좌 개설 비용이 들지 않고, 가맹점도 기존의 바코드 장비를 그대로 쓰니까 별도의 결제 장비 투자가 필요 없다.

표 사장은 “스마트폰 결제 시장은 참여자 모두가 이익을 보는 수익모델인데 그동안 판을 벌리는 사업자가 없었을 뿐이라서 KT가 자리를 마련했다”며 “KT는 수수료 사업 대신 이 서비스를 수출해 돈을 벌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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