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오토바이타고 알프스산맥 일주하기<3편>

동아경제

입력 2012-10-24 17:27 수정 2012-10-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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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의 성지, 호에타우에른

삼일이나 계속되는 산과 초원은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 이전 날들을 떠올렸을 때, 다소 심심하게 느낄만하면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해발 3798미터로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글록크너(Grossglockner) 산이 있는 호에타우에른(Hohe Tauern)으로 향할 때도 뭔가 있으리란 짐작은 했다.

호에타우에른 국립 공원의 입구에서는 별도로 입장료를 받았다. 높은 산의 길이란 뜻을 갖고 있는 만큼 결국엔 그저 길일 뿐 아니겠냐고 생각했을 때, 22유로의 입장료가 얼마나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 하지만 의심은 5분도 가지 못했다.

상하좌우 어딜 봐도 신선하다. 간혹 눈 녹은 물이 지날 뿐, 도로 노면도 깔끔하다. 도로는 굽이치지만 바깥쪽이 높고 안쪽이 낮아 달리기 수월했다. 도로 쪽을 즐겨야 할지 경치를 즐겨야 할지 고민될 정도다. 유년기에 처음 접했던 고해상도 레이스 게임의 코스에 들어온 기분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심지어 모터사이클까지도 손에 익은 F800GS였다.

쌀쌀한 공기는 지금까지의 다른 코스들 이상이다. 만년설이 있는 곳이니 당연하다. 곧바로 그립 히터를 최대로 올렸다. 손이 얼어서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면 그보다 후회되는 일도 없을테니. 다양한 기후에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그리고 라이더가 라이딩을 즐기면서 방해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은 BMW가 주창하는 보다 능동적인 의미의 안전 철학이다.


호에 타우에른 국립 공원 내에만 ‘바이커 포인트’. 즉,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많이 찾고 모이는 지점으로 표기된 부분은 많았다. 그렇기 때문일까, 전망대로 오르면서 현지의 라이더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들도 전망이 좋은 곳에 모터사이클을 세워두곤 했다.

전망대의 모터사이클을 전용 주차장에 세우자 최고봉인 그로스글록크너 산이 정면으로 보였다. 오르는 동안에 보이는 그 모습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지만, 전망대에서 보이는 모습은 또 달랐다. 만년설이 흘러내리면서 빙하가 흘렀던 흔적. 함께 동행했던 라이더는 ‘다른 별에 와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랬다.

물론 그로스글로크너 산이나 호에타우에른은 유명한 관광지다. 그 절경 때문만이라도. 하지만 투어 그룹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이 곳에 도착했다. 탈 것의 종류가 뭐 그리 대수롭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설명할 방법은 없다. 단지, 그렇게 묻는 이들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이 경험을 누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 가능성이 없음에 대해 한 사람의 라이더로 측은지심이 든다면 모를까, 굳이 설명할 이유가 있을까.

해가 저물어가는 ‘외계’에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호에타우에른에서 동북부 지역의 봉우리로 바이커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투어팀이 도착한 시간은 대략 저녁 7시 즈음. 에델바이스 슈피츠(Edelweiss Spitze)란 이름의 이 산장은 70년이 넘게 한 자리를 지킨 명소다.

숙소 위치의 해발 고도가 2,571미터 였으니 별을 보기에도 좋았다. 투어링의 마지막 밤. 함께한 모든 이들이 잊지 못할 기억을 갖고, 인솔과 안내를 맡아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깊은 밤 전망대에서 서로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도, 낯선 이에게 별을 안내해 준 멋진 노인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고 싶다.



#길, 그리고 바이커, 그리고 GS

함께 달리는 내내, 모두가 공감했던 것은 모터사이클. 정확하게는 GS가 아니면 이런 투어링을 즐길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해보면 실제로 그렇진 않다. 전체 투어링 코스, 오프로드를 포함해 모든 길은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길이다.

그럼 왜 우리는 모터사이클을 탔을까. 이 점은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는 이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다.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일방적으로 경험을 전달하고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쉽게 가능하지 않다. 하물며 수긍할 만한 답변을 내놓긴 어렵다.

그러므로 모터사이클을 타게 된 이유와 타고 즐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수 밖에 없다.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게 설명을 한다면 이렇다.

총 4일 간의 일정으로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포함해 1,000km를 달리면서 허리도 아프고, 부츠가 젖고, 추위에 떨지라도 모터사이클을 반납하러 가는 길 위에서 다시 4일을 한 번 더 달리라고 한다면 분명 신나게 다녀올테다. 똑같은 걸 보고 똑같은 길을 달리지 않겠느냐고?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느끼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번 투어링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태리를 거쳤다. 국내에서도 1,000km 투어링을 한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보지도 못하는 거리다. 하지만 라이더, 혹은 바이커라면 투어링을 온 몸으로 체감한다. 신선함과 노면의 상황, 손끝에 닿는 공기의 질감은 항상 변한다. 이런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 그것이 라이딩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보다 넓은 시야와 변화무쌍한 노면에 대처하기 쉬운 서스펜션과 차체 구성, 믿을 수 있는 엔진과 안전 및 편의 장비를 갖춘 모터사이클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없다. BMW의 R1200GS는 유럽 내 대배기량 모터사이클 판매에 있어 부동의 최강자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저마다 R1200GS가 선점한 시장을 노리고 뛰어드는 것도 온전히 이해할 만하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서 만난 백발이 성성한 GS라이더를 만났다. 그는 색이 완전히 바랜, 10년은 훌쩍 넘어보이는 BMW 순정 라이딩 기어를 착용하고 있었다. 영어로 곧잘 대답하는 노인의 말 “GS는 한 30년 탔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도 그래. 근데 아직도 멀쩡하지, 왜냐면 이런 건 여기 밖에 없거든.” 그 말에 미소 지을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끝>


BMW 오토바이타고 알프스산맥 일주하기 <2편 다시보기>
BMW 오토바이타고 알프스산맥 일주하기 <1편 다시보기>

나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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