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株 이틀째 하한가… 개미들 비명

동아일보

입력 2012-09-25 03:00 수정 2012-09-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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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술 씨 “미래산업 지분매각은 투기꾼에 경고용
매각 대금 사회 기부할 것… 안철수는 모르는 사람”


정치 테마주가 2거래일 연속 무더기로 폭락했다. 주요 대선후보의 출마가 확정되자 출마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식들이 한꺼번에 급락한 것이다.

정치 테마주 무더기 폭락의 직접적 계기 중 하나를 제공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사장(사진)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대해 “투기에 대한 경고”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은 하한가인 8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35.88% 떨어졌다.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써니전자와 솔고바이오도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관련주인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도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인 EG는 7.59% 내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래산업도 이날 하한가인 1180원에 마감됐다. 미래산업은 정 전 사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한 14일부터 7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는 하한가를 이어가 총 64.9%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래산업을 도박장으로 만든 정치 테마주 투기꾼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미래산업이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며 급등한 상황에서 보유 지분을 약 400억 원(추정치)에 팔았다.

그는 또 주식 매각대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나는 오래전 미래산업을 경영하며 벌어들인 사재 3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던 사람”이라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안철수란 사람을 모르고, 10여 년 전에 한두 번 본 일은 있지만 이후에 교류가 없었다”며 “기업이 권력을 끼고 있다고 주가가 오르냐”고 반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4일 정치 테마주에서 발생한 손실의 99%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떠안았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 이후 새로운 테마주로 떠오른 16개 종목의 매매 계좌를 검토한 결과 약 21만 개 계좌에서 670억 원의 손실이 났고 이 중 99.26%인 665억 원이 개인투자자의 손실로 나타났다.

5000만 원 이상 손해 본 개인투자자는 25명이었고, 한 개인투자자는 특정 종목에서 최대 1억5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개인투자자 계좌당 평균 손실액은 31만8850원이었다.

이들 16개 테마주의 상승폭은 코스피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지만 경영 실적은 나빴다. 6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코스피가 11% 오르는 동안 16개 테마주 주가는 평균 172% 상승했지만 올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적자인 ―0.16%에 그쳤다.

2011년 6월부터 1년 동안 주가가 급등했던 131개 테마주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컸다. 이 가운데 대표 테마주 35개 종목은 주가가 평균 93% 올랐으나 거래에 참여한 약 195개 계좌에서 1조5494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손실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가 떠안았고, 한 명이 최고 26억 원을 날린 사례도 있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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