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한국옷’입고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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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7-24 03:02 수정 2009-07-3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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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자동차 브랜드인 ‘마이비(My B)’가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다.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벤츠가 외국에서 개발한 자동차 이름을 역수입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벤츠 독일 본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판매 중인 소형차 ‘B클래스’의 명칭을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브랜드인 마이비로 교체할 계획이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3월 B클래스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핵심 고객을 ‘경제적으로 풍족하면서 1980년대에 중고교 시절을 보내고, 배낭여행과 인터넷으로 해외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의 원조(元祖)’로 설정했다. 이어 자동차의 명칭도 B클래스 대신 친근한 이미지의 마이비로 바꾸었다. 벤츠에서 자동차 이름을 현지 실정에 맞게 바꾼 것도 이번의 한국 사례가 처음이다. 마이비는 또 검은색과 빨간색이 혼합된 정육면체 로고와 음악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구성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를 주제로 한 뮤지컬을 만들어 전국 순회공연도 가졌다. 마이비는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힘입어 지금까지 500여 대가 판매되는 인기를 누려 올해 판매목표인 600대를 훨씬 넘길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마이비를 구입한 계층은 30대 전후의 여성이 66%로, 마케팅의 타깃 층이 적중한 것으로 벤츠코리아는 보고 있다. 벤츠 본사 역시 한국에서 B클래스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善戰)하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해 이를 다른 해외 시장에도 활용할 뜻을 최근 벤츠코리아에 알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내년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 마이비가 새로 적용될 예정인데, 벤츠코리아에서 개발한 마이비의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뮤지컬 시놉시스와 홈페이지 내용 등을 모두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벤츠 본사는 9월 중 독일에서 열리는 전 세계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마이비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보 마울 벤츠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테스트베드(시험 무대)로 손꼽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성공은 세계적인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인들의 마케팅 능력을 세계가 인정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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